스탁론 눈돌리는 온투업계

투자 열기도 활발…“연체 가능성 적어”

“주식 맡기고 대출받자” 온투업 스탁론에 소비자 몰려든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 40대 직장인 A씨는 투자자금이 필요해 대출 중개 플랫폼과 신용대출 관련 카페를 둘러보다 주식계좌담보대출(스탁론) 대출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기존에 받은 대출이 있어 1·2금융권 대출은 어렵지만,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구 P2P)에서 운영하는 스탁론을 이용해 9~10% 중금리에 대출을 받아 사용할 수 있었다.

최근 가계대출 규제로 주요 금융권에서 대출 문턱을 줄줄이 높이자, 온투업계에서 스탁론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기준 스탁론을 취급하는 피에프씨테크놀로지스(PFCT)·8퍼센트·하이펀딩의 누적 대출금액은 240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중 지난해 9월 하이펀딩이 가장 먼저 스탁론을 출시했고, 7일 기준 누적 대출 잔액이 2291억원으로 가파르게 성장했다.

이어 올해 6월 스탁론을 출시한 PFCT와 8퍼센트도 각각 누적 대출 85억원, 25억원을 기록하며 고객을 끌어모으고 있다.

스탁론은 주식매입자금대출로, 금리 수준 또한 8.3~9.3% 수준으로 중금리 대출과 비슷하다. PFCT는 지난 6월 만기 6개월 상품을 출시한 후 소비자 수요가 높아지자 8월에는 1년 만기 상품을 내놓는 등 대출 주기를 다양화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스탁론의 안정성을 이유로 대출 잔액 증가세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스탁론은 말 그대로 주식계좌를 담보로 대출을 받는 것으로, 온투사들은 리스크 관리 업체와 제휴해 주식 계좌에 담긴 주식 가치가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졌을 경우 곧바로 반대매매를 일으켜 대출금을 회수한다.

온투업 상품은 관계형 금융 특성상 꾸준히 투자 수요가 이어져야 공급도 유지될 수 있는데, 이러한 안정성 때문에 투자자들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스탁론은) 투자 수요가 계속 있고, 손실(연체)가 거의 없는 상품이어서 투자 후기도 좋은 편”이라며 “대출자 측면에서도 시장에서 수요가 계속 있었던 상품”이라고 말했다.

업황 악화를 겪고 있는 온투사들이 스탁론을 통해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나선 점도 한몫 한다. 온투사들은 그동안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과 개인신용대출을 많이 취급했지만 부동산 경기 악화로 취급이 대폭 감소했다. 개인신용대출의 경우에도 연체 가능성이 높고, 회수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이유로 투자를 받지 못해 대출 취급을 하기 어려웠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등록 온투업체 50개사의 연계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1조1013억원)보다 401억원(3.65%) 줄어든 1조612억원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온투사들은 스탁론을 비롯한 카드매출선정산채권 담보대출 등 담보대출 위주로 영업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온투사들이 투자자들이 매력을 느낄 만한 상품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짜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