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로이터 등 외신 현지소식통 보도

기관투자자 관심 커…성공시 인도 역대 최대 IPO

현대차, ‘4.5조’ 초대형 인도 IPO 초읽기…인구 14억 시장 정조준 [헬로 인디아]
지난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인도 첸나이 공장을 방문했을 당시 현장 시찰 장면. [현대차 제공]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현대자동차 인도법인이 추진하고 있는 기업공개(IPO)가 인도 주식시장 역사상 최대 규모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현대차는 이번 IPO를 통해 확보하는 금액으로 세계 1위의 인구 대국(약 14억명)이자, 거대 생산기지인 인도 사업 본격화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7일(이하 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과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현대차 인도법인이 기업 가치 190억 달러(약 25조6000억원)를 목표로, 지분 17.5%를 공개하면서 약 33억 달러(약 4조5000억원) 상당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외신의 분석대로 IPO가 진행될 경우 현대차는 2022년 인도 생명보험공사(LIC)가 진행한 25억 달러(약 3조2400억원)를 뛰어넘는 규모에 해당된다. 아시아 증권시장 전체를 놓고 봤을 때도 최근 몇 년간 최대 수준이다. . 국내 증시에서 현대차 시가총액이 50조원 안팎인 점을 감안했을 때도 상당한 액수에 해당한다.

외신들은 구체적인 IPO 시점에 대해 오는 22일 전후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규모와 가치, 시기 등 포괄적인 세부사항 전반에는 수정이 가미될 수도 있다. 현대차는 7일 인도증권거래위원회(SEBI)에 서류를 보완해 제출하면서 IPO절차를 밟아간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앞서 지난 6월 SEBI에 상장을 위한 예비투자 설명서(DRHP)를 제출한 바 있다.

한편 지난 1996년 인도에 법인을 설립한 현대차는 현지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인구가 14억명에 달하는 인도는 넓은 소비지장인 동시에, 글로벌 생산기지로서도 가능성이 무궁무진해서다.

현대차 인도법인은 지난해 해외법인 중 가장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해 순이익은 약 9200억원으로 2022년(약 7100억원) 대비 순이익이 30% 이상 성장할 정도로 가팔랐다. 수익률 기준 해외법인 9곳 중에서도 가장 높았다.

아직 생산규모는 지난해 기준 약 80만대 수준으로 추정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추진하고 있는 탈레가온 공장(내년도 마무리 예정)을 더할 경우 현대차의 인도 생산량은 한해 100만대 수준까지 훌쩍 치솟는다. 기아와 연대할 경우 생산능력은 150만대까지 늘어날 수도 있다. 현지시장에서는 지난해 일본 기업 마루티 스즈키가 41%의 점유율로 인도 시장 1위를 지킨 가운데 현대차·기아는 합산 약 30%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현대차는 이번 IPO를 통해 확보하는 금액을 친환경 자동차 분야에 투입하면서 현지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나설 전망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5월 첸나이 생산 공장이 위치한 타밀나두주와 오는 2032년까지 3조2000억원의 투자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연간 17만 8000개의 전기차 배터리팩 조립 공장을 짓고 향후 5년 안에 타밀나두주 주요 고속도로 거점 100여 곳에 전기차 충전소를 설치하는 것이 골자다.

지난 1월에는 이곳에서 약 2조원 규모의 추가 투자 구상도 발표했다. 타밀나두주에 전기차 전환 지원과 수소 밸리 혁신 허브 구축을 위해 9900억원을 추가 투자한다. 지난해 8월 인수 계약을 체결한 탈레가온의 옛 GM 공장의 인수를 마무리하면서, 시설 현대화에 추가로 9600억원을 더 투입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현대차는 지난 6월 제출한 IPO 신청서에서 “(인도 주식시장 상장이) 우리의 가시성과 브랜드 이미지를 향상시키고 주식에 대한 유동성과 기업에 대한 공개성을 높일 것을 기대한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