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캐나다 캘거리)=함영훈 기자] 캐나다 알버타 주의 밴프 국립공원은 어디에 눈을 돌려도 PC 배경화면 같은 실경을 자랑한다. 승무원들이 친절하고 K-컬쳐를 좋아하는 웨스트젯 인천-캘거리 직항을 타면, 10시간에 밴프 근처에 당도한다.
캘거리 시내에서 1시간 30분이면 만나는 밴프 국립공원은 1885년 지정된 캐나다 최초의 국립공원이다. 알버타 주의 '밴프 국립공원'은 황홀한 바위봉 사이로 아한대 특유의 침엽수림이 녹음을 뽐내는 가운데 노랗게 물드는 라치 낙엽송과 대비를 이룬다.
특히 캐나다 로키의 대표적인 라치 낙엽송은 9월부터 10월을 기점으로 노랗게 물들어가면서 고산지대를 밝히며, 공원 안에서도 '라치 밸리 트레일'은 황홀한 금빛 물결의 능선과 웅장한 로키산맥을 한눈에 담을 수 있어 많은 방문객이 몰리는 곳이다.
▶로키 설퍼산= 모레인 호수에서 출발해 왕복 8.6㎞의 라치 숲길을 걷다가 중간중간 보이는 모레인 호수도 감상해 보자. 호수는 바라보는 각도와 날씨 등에 따라 다른 색채를 만날 수 있어 더욱 다이내믹한 풍경을 연출할 것이다.
곤돌라를 타고 설퍼산(Mt. Sulphur) 정상에 오르면, 로키 산맥과 울창한 침엽수림, 에메랄드빛 호수, 고풍스러운 밴프 스프링스 호텔(Banff Springs Hotel)이 만드는 그림 같은 풍경을 마주한다.
불과 8분이면 정상에 오르는데, 전망대에서는 밴프 타운뿐 아니라 캐스케이드, 런들, 터널 마운틴 등 6개의 산을 360도로 조망할 수 있다.
산 중턱에 위치한 ‘밴프 어퍼 핫 스프링스’의 유황 온천에서 감상하는 로키의 설경도 놓쳐서는 안 된다. 천혜가 선물한 낙원을 둘러보고 온천욕을 즐기며 몸도, 마음도 한결 풍요로워질 것이다.
▶김연아가 사랑한 밴프= 밴프 국립공원의 가을은 노란빛 로키산맥과 에메랄드빛 레이크 루이스(Lake Louise)가 대비를 이뤄 더 아름답다. 물론, 여름에는 승마, 하이킹, 래프팅, 겨울에는 스노우슈잉, 개썰매 등의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어 사계절 방문하기 좋다. 겨울에는 설원 속에서 호수 스케이트를 탄다.
올해는 한국-캐나다 상호교류의 해이고, 지난해에는 양국 수교 60주년이었다. 수교 60주년을 맞이해 캐나다관광청과 함께 캐나다를 방문한 김연아 명예대사는 알버타주 밴프 일대 존스턴 캐년 아이스워크, 레이크루이스 등을 다녀왔다.
존스턴 캐년 아이스워크는 로키가 빚어낸 바위와 계곡의 아름다움 속으로 겨울 트레킹을 떠나다 보면 공간도 시간도 모두 얼어붙은 듯한 착각을 자아낸다. 방문하기 전 투어를 미리 신청하면 30분 정도 소요되는 로어 폭포를 거닐며 존스턴 캐년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루이스호수변 그림 같은 호텔= 알버타주 레이크 루이스 & 페어몬트 샤토 레이크 루이스 호텔은 김연아 명예대사가 추억의 영상을 남겼다. 바로 앞 레이크 루이스에서 스케이트를 탔고, 로키의 산봉우리에 둘러싸인 에메랄드빛 레이크 루이스와 호텔의 조화로운 절경에 감탄했던 곳이다.
밴프 타운에 위치한 밴프 애비뉴와 버펄로 스트리트로, 캐나다 여행을 더욱 오래 추억할 수 있는 기념품 가게가 아기자기하게 들어서 있다. 선물용으로 적합한 작은 열쇠고리부터 로키를 화폭에 담아올 수 있는 유화도 판매하고 있어 여행의 감동을 그대로 전하기에도 좋다.
▶태평양 수목원= 캐나다 알버타 주 서쪽 이웃은 브리티시컬럼비아주이다. 북적이는 도시, 울창한 산림, 태평양이 어우러진 브리티시 컬럼비아 주에서 '퍼시픽 림 국립공원'은 태평양 연안의 온대 우림과 해변, 바위섬들이 펼쳐져 천혜의 청정 생태로 인간을 품어준다.
숲속을 뒤덮은 서부 솔송나무, 가문비나무 등을 따라 그 역사를 따라가보고, 22㎞의 모래 해안 뷰와 해안 앞까지 펼쳐진 온대림 뷰를 선사하는 스쿠너 코브 트레일을 걸어도 좋다. 무려 75㎞에 달하는 웨스트 코스트 트레일은 온대 우림뿐만 아니라 절벽과 폭포, 동굴 등 진귀한 풍경을 선사하니 일주일 치 분량의 식량을 배낭에 가득 채우고 떠나는 것을 추천한다.
▶캐벗 트레일= 캐나다 동쪽 대서양변 땅끝 노바스코샤 주의 '캐벗 트레일'도 빼놓을 수 없다. 케이프 브레턴 섬(Cape Breton Island)을 따라 그림 같은 298km의 순환 도로가 펼쳐지는 '캐벗 트레일'에서는 북부 케이프 브래튼 기후와 풍경 속에 남부와 북부의 식물종이 혼재한다.
남쪽에는 온대림종으로 알려진 설탕단풍나무, 노란 자작나무 등이 계곡의 비옥한 삼림 지대에 자리잡은 반면, 케이프 브레턴 고원에는 북부 아한대종으로 알려진 발삼 전나무, 흰 자작나무, 검은 가문비나무 등이 있다.
가을이 오면, 캐벗 트레일은 짙은 녹색잎부터 노랗고 붉은 낙엽잎이 한데 모여 비현실적인 자태를 뽐낸다. 이 트레일은 드라이브하며 골프, 하이킹, 바이킹을 즐겨도 좋고, 대서양 연안을 배경 삼아 고래 관찰도 한다.
▶처칠= 캘거리의 알버타와 토론토의 온타리오 주 사이에 있는 마니토바 주 북부의 '처칠'은 척박한 아북극 툰드라 위로 400종의 자생 식물종이 피어난다. 짧은 여름 동안 아름다운 야생화가 잠시 피었다가 지며, 가을이 되면 진홍빛 베어베리와 노란 버드나무가 색채를 더한다.
가을만 되면 전 세계의 여행자들을 처칠로 모이는 이유는 바로 이곳이 '세계 북극곰의 수도'이기도 때문이다.
허드슨 만이 다시 얼어붙기 시작하는 10월부터 11월 사이가 되면 눈 덮인 가을의 대지를 만나볼 수 있으며, 헬리콥터나 툰드라 버기에 올라 이곳에서 사냥을 즐기는 약 900마리의 북극곰을 가깝고도 안전하게 렌즈에 담아낼 수 있다.
▶알곤퀸 주립공원= 캐나다에서 가장 오래된 주립공원이자 캐나다를 대표하는 자연 명소인 알곤퀸 주립공원은 포함한 온타리오 주는 침엽수림과 낙엽수림이 공존하는 곳이다. 가문비나무, 발삼 전나무와 같은 침엽수와 무려 24종의 낙엽수가 자생하는 덕분에 9월부터 10월 사이 설탕단풍나무와 빨간단풍나무는 붉은빛, 자작나무와 아메리카낙엽송은 황금빛으로 아름다운 색채를 입는다.
가을이 되면 다양한 색상의 낙엽수가 어우러지며, 공원 내에 2400개가 넘는 호수도 펼쳐져 있어 비현실적인 절경을 이룬다.
찬란한 가을을 누비고 싶다면 토론토에서 단 3시간만 투자해 시시각각 변화하는 대자연의 아름다움 속으로 향하자. 캠핑, 백패킹, 낚시, 급류 카누, 야생동물 관찰까지 다양한 경험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