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2025년 영화 라인업 발표

영화제의 밤 ‘존재감’ 부각한 넷플릭스…“100년 뒤에도 밀리지 않는 작품 만들 것” [부산국제영화제 2024]
올해 개막한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넷플릭스의 존재감이 그 어느 때보다 부각됐다. 영화제가 열리는 영화의전당 건너편에 방문객이 기념사진 등을 찍으며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넷플릭스 사랑방이 열렸다. 이정아 기자.

[헤럴드경제(부산)=이정아 기자] ‘계시록’(연상호 감독), ‘고백의 역사’(남궁선 감독), ‘굿뉴스’(변성현 감독), ‘대홍수’(김병우 감독), ‘사마귀’(이태성 감독), ‘이 별에 필요한’(한지원 감독), ‘84제곱미터’(김태준 감독).

넷플릭스가 지난 4일 발표한 2025년 공개작 7편이다. 이달 11일 공개될 ‘전, 란’을 포함하면 올해 공개한 영화 5편보다 2편 더 늘었다. 넷플릭스는 이날 저녁 파크하얏트 부산에서 ‘넥스트 온 넷플릭스: 2025 한국 영화’를 열고 영화 연출을 맡은 감독 7명을 초대했다. 이들은 작품 소개부터 넷플릭스 한국 영화의 비전, 국내 영화계가 함께 성장하기 위한 고민을 나눴다. 넷플릭스가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창작자를 대거 초청해 영화 라인업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화제의 밤 ‘존재감’ 부각한 넷플릭스…“100년 뒤에도 밀리지 않는 작품 만들 것” [부산국제영화제 2024]
‘넥스트 온 넷플릭스: 2025 한국 영화’ 행사 [넷플릭스]

넷플릭스 서울 오피스에서 영화와 시리즈 부문을 담당하는 김태원 콘텐츠팀 디렉터는 “‘작품성을 높이고 다양성을 넓히자’는 게 가장 큰 주안점이었다. 다양한 스토리와 포맷으로 관객들을 만났던 감독님을 모셔서 작품성을 높이고, 신진 창작자들을 모시면서 신선한 이야기를 만들고자 했다”며 “내년에는 하나의 장르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액션, 스릴러, 로맨틱 코미디, SF 그리고 애니메이션 영화까지 다채로운 라인업을 구성했다”라고 말했다.

‘지옥’ 시리즈, ‘기생수: 더 그레이’의 연출과 ‘선산’의 제작자로서 넷플릭스와 연이어 호흡을 맞춰 온 연상호 감독은 ‘계시록’으로 또 한 번 손잡았다. 그는 “‘부산행’ 이후 CG가 많은 영화들을 해왔는데, CG를 쓰지 않는 영화를 해보고 싶었다”며 “시네마적인 무언가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넷플릭스에서 시네마적인 방식으로 만드는 영화는 어떤 모습일까, 시청자들이 어떻게 볼까라는 생각을 가지고 작업했다”고 말했다. 영화는 실종 사건의 범인을 단죄하는 것이 신의 계시라 믿는 목사와, 죽은 동생의 환영에 시달리는 실종 사건 담당 형사가 각자의 믿음을 쫓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영화제의 밤 ‘존재감’ 부각한 넷플릭스…“100년 뒤에도 밀리지 않는 작품 만들 것” [부산국제영화제 2024]
넷플릭스가 내년 공개하는 한국 영화 7편의 연출을 맡은 감독들. [넷플릭스]

‘길복순’에 이어 ‘굿뉴스’를 선보이는 변성현 감독은 “넷플릭스와 작업하면서 제일 좋았던 점은 창작자에 대한 지원이 너무 좋다는 것”이라며 “그리고 시청자들의 반응을 쉽게 받으볼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해외 시청자가 보낸 메시지를 받는 게 생소하고 신기했다”고 전했다. ‘불한당’으로 처음 만난 배우 설경구와 네 번째 호흡을 맞추는 변 감독의 ‘굿뉴스’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납치된 비행기를 착륙시키고자 한자리에 모인 사람들의 수상한 작전을 그린 영화다.

넷플릭스의 첫 한국 애니메이션 영화인 ‘이 별에 필요한’은 우주인 난영과 뮤지션 제이의 세상에서 가장 먼 거리의 롱디 로맨스를 그린 애니메이션 영화다. 연출을 맡은 한지원 감독은 “넷플릭스와 함께했기에 가능했던 기회”라며 “애니메틱이라는 과정을 통해 배우들에게 중요한 장면들의 연기를 부탁드렸고, 어떤 신들은 폭발적으로 리얼한 연기가 나오기도 했다”고 했다.

영화제의 밤 ‘존재감’ 부각한 넷플릭스…“100년 뒤에도 밀리지 않는 작품 만들 것” [부산국제영화제 2024]
부산국제영화제 화제의 개막작 ‘전, 란’ 주역들. 왼쪽부터 김상만 감독, 강동원, 박정민, 차승원, 김신록, 진선규, 정성일. [연합]

지난 2일 개막해 열흘간 진행되는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그 어느 때보다 넷플릭스의 존재감이 부각되는 중이다. 영화제의 시작을 알리는 개막작으로 넷플릭스 작품 ‘전, 란’이 선정된 것은 가장 주목할 만한 변화다. 제29회를 맞는 영화제가 전통적 스크린을 넘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의 경계를 허무는 작품을 적극적으로 끌어안았기 때문이다.

김태원 넷플릭스 서울 콘텐츠팀 디렉터는 “우리의 철학은 시청자가 오늘 본 ‘전,란’이 100년 뒤에도 시청각적으로 밀리지 않는 작품이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영화의 영상과 음향 수준을 끌어올리는) 돌비 애트모스와 4K 작업에도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