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박영훈 기자] “예능 약한 넷플릭스가 대박낼 줄은”
넷플릭스를 맹추격하던 티빙에 급제동이 걸렸다. 넷플릭스가 요리 서바이벌 예능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대박을 내면서, 9월을 기점으로 티빙과의 이용자 수 격차를 다시 벌리기 시작했다.
한국프로야구(KBO) 리그 중계와 ‘선재 업고 튀어’ 등 오리지널 드라마의 흥행으로 넷플릭스를 맹추격하던 티빙이 예상하지 못한 넷플릭스 예능 콘텐츠에 일격을 당한 격이다.
넷플릭스 예능 콘텐츠 대부분이 흥행에 실패했다. ‘흑백요리사’가 신드룸을 일으킬지는 업계에서도 예상하지 못했다.
4일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넷플릭스의 9월 월간 활성 이용자(MAU) 수는 1166만명으로 전달 대비 4% 증가했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1월 월 이용자 1400만명을 넘긴 이래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의 흥행작 부재로 이용자 수가 계속 감소했다. 6월에는 1096만명까지 떨어지면서 1000만까지 위태로웠다.
넷플릭스의 구원 투수로 등장한 것이 ‘흑백요리사’이다. ‘흑백요리사’는 재야의 고수 ‘흑수저’ 80인이 대한민국 최고의 스타 셰프 ‘백수저’ 20인에게 도전장을 내밀며 치열하게 맞붙는 요리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의 주간 화제성 조사에서도 2주 연속으로 모든 TV·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콘텐츠 가운데 1위에 올랐다.
지난해 공개한 ‘더 글로리 파트2’ 이후 넷플릭스가 내놓은 한국 콘텐츠 가운데 가장 큰 성공작으로 꼽힌다. 수많은 밈(인터넷 유행 콘텐츠)을 낳으며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흑백요리사’ 열풍으로 잘 나가던 티빙에 급제동이 걸렸다. 티빙은 지난달 월 이용자수가 786만명으로 전달(783만명) 대비 0.4% 증가에 그쳤다. 이달들어서는 넷플릭스와의 격차가 더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티빙의 월 이용자수는 올들어 200만명이나 증가하며, 넷플릭스를 위협했다. 하지만 티빙이 300억원을 투입한 오리지널 콘텐츠 ‘우씨왕후’가 화제와는 달리 흥행이 기대에 못미쳤다. 요금은 비싼데, 볼만한 콘텐츠는 없다는 비난을 받아 온 넷플릭스가 ‘흑백요리사’로 반전에 성공하면서 격차가 다시 벌어지고 있다.
특히 티빙은 이달 말 한국시리즈가 끝나면 내년 시즌 개막 전까지 5개월여 프로야구 공백기가 발생한다. 반면 넷플릭스는 오는 12월 26일 최대 기대작으로 꼽히는 ‘오징어 게임’ 시즌2까지 예정돼 있어, 티빙의 넷플릭스 추격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