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삼다수’ 제조 제주개발공사의 비전
“올해 여주 물류센터 가동, 내년엔 영남권
향후 중국·대만 등 중화권 수출 확대할 것”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삼다수는 지난해 기준 수도권 소비가 약 57%에 달하지만, 절반 이상이 호남권 항만을 통해 올라갑니다. 공급 안정성을 위해 내륙 물류센터는 필수입니다. 올해 문을 연 여주 물류센터에 더해 영·호남, 수도권 1곳 등 최소 4곳의 물류센터를 운영할 계획입니다.”
백경훈 제주개발공사 사장이 지난 2일, 제14회 제주물 세계포럼 개막을 기념해 가진 언론 인터뷰에서 내륙 물류센터 전략을 밝혔다. 제주특별자치도의 지방 공기업인 제주개발공사는 국내 1위 먹는샘물 브랜드인 제주삼다수를 제조하는 사업자다. 삼다수는 공사의 매출 95%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사업이다.
제주개발공사가 내륙거점 물류센터 확보에 나서는 가장 큰 이유는 삼다수 판매량과 항만 물동량의 불균형 때문이다. 백 사장은 “선박 고장이나 바다 날씨 등 다양한 이슈로부터 물류 안정성을 높이고, 항만 보관 제품을 실내창고로 이전해 품질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제주개발공사는 삼다수의 첫 물류센터 거점으로 경기도 여주를 낙점했다. 대지면적 9377평 규모의 첫 수도권 내륙물류센터를 매입해 올해 7월부터 정식 운영 중이다. 그는 “(첫 물류센터 운영으로) 실내 보관 물량이 지난해 2만톤에서 올해 4만톤으로 2배로 늘었다”면서 “내년은 영남권, 향후 호남 및 수도권 물류센터를 추가해 장기적으로 내륙에 4~5곳의 거점을 확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다수는 2년마다 제주도의회의 허가를 받아 생산된다. 연간 165만톤까지 생산할 수 있지만, 현재 약 100만톤을 생산하고 있다. 이 중 해외 수출 물량은 1% 수준이다. 장기적으로 해외 수출 물량을 10%까지 높이는 것이 목표다.
현재 삼다수는 베트남, 필리핀, 중국 등 20여 개국에 수출 중이다. 다만 그동안 현지 교민과 한국 관광객 위주로 소비됐다는 것이 공사의 분석이다. ‘수출 DNA’를 바꿔야 수출 물량을 늘릴 수 있다는 내부적인 판단이 엿보인다.
백 사장은 “동남아 쪽에서 고품질 물을 원하는 경제력 있는 현지 소비자들이 적지 않다”면서 “일반 정제수가 아닌 지하수 삼다수의 인지도와 품질 우수성을 알리기 위한 글로벌 마케팅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공사는 현지 유통업체와 합작법인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그는 “현재 베트남, 싱가포르, 필리핀이 전국 수출 물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면서 “대만, 중국 등 중화권을 비롯해 태국, 캄보디아 등 동남아권까지 현지 수요를 겨냥한 수출 확대를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중국 본토에서는 제주항과 칭다오항을 잇는 화물 정기선 운항을 논의 중이다.
공사는 2027년 L6 공장이 완성되면 생산 능력이 현재의 최대 1.5배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백 사장은 “생수 시장의 성장에 따라 향후 먹는 샘물 시장은 장기적으로는 늘어날 것”이라며 “생산 라인 증설 시 공장의 가동률을 현재(약97%) 대비 낮추는 대신 다양한 신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