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몇십년전 ‘원죄’가 있었던 것은 맞다. 하지만 10년 쯤 부터 제주엔 바가지가 거의 없었다. 육지에서 섬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생긴 물류비가 좀더 반영됐을 뿐, 육지의 다른 관광 명소에 비해 비싼 것도 아니었다. 몇몇 미꾸라지가 공든 탑을 무너뜨린 경우는 있었다. 원죄 때문에, 제주라서, 육지 관광명소의 바가지 상혼에 비해 더 주목받고 질타받아야 했다.

침소봉대된 각종 루머와 육지 친구들의 오해를 뚫고, 제주가 살아났다. 제주 방문 관광객이 작년보다 12일 빨리 1000만명을 돌파했다.

‘원죄’ 때문에..오해 푼 제주관광 1천만명 조기 돌파[함영훈의 멋·맛·쉼]
서광이 스며드는 제주 세계자연유산 용암동굴군. 조만간 이곳에서 세계유산축전이 열린다.

20일 제주관광공사 등에 따르면, 지난 9월 17일 기준 제주 방문 관광객 수는 1000만 4149명(내국인 859만 8041·외국인 140만 6108)을 기록했다.

20명중 3명꼴로 오는 외국인 관광객은 225% 늘었고, 20명중 17명 꼴로 오는 내국인 관광객은 1~8월 누계는 약보합세, 8월만 따지면 예년 수준을 회복했다. 제주도는 내국인 관광객이 9월엔 작년동기대비 증가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제주도는 바가지에 대한 해묵은 오해가 좀처럼 사그러들지 않자, 관광불편 신속 대응, 신뢰 분위기 조성 등을 위해 제주관광불편신고센터 출범, ‘제주와의 약속’ 캠페인 확대 등 노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방심해서는 안된다. 일어탁수를 막아야 한다. 또 못된 미꾸라지가 제주관광 전체를 흐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극소수 빗나간 상혼이라도 제주의 전체로 비쳐지는 것은 20~30년 전만해도 회 한 접시에 외지인에게는 30만원(지금 화폐가치로 100만원 상회) 받고 도민에게는 5만원 받던 원죄 때문이고, 제주는 그에 대한 책임감을 계속 질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