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거래정보 활용 인터넷 광고 모니터링 결과

삭제건수 2022년 4.1만→지난해 9.6만건

허위매물 신고 및 위반의심 건수도 매년 증가

“그 집 방금 팔렸는데 이 집 어때요?” 낚시 매물 지긋지긋하네! [부동산360]
서울 송파구 한 아파트 단지 상가 공인중개사 사무실 창문에 아파트 급매물과 상가 임대 등 현황이 붙어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신혜원 기자] 최근 1~2년 새 대규모 전세사기가 잇따르며 피해가 여전한 가운데, 사기에 악용될 가능성이 높은 부동산 허위매물은 매년 늘어나는 양상이다. 특히 이미 거래가 완료됐음에도 광고로 남아있는 이른바 ‘낚시성 매물’은 급증세를 보이며 지난해 한 해 9만건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에 전월세 사기로 이어질 수 있는 허위매물에 대한 정부의 단속 및 처벌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이연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국부동산원이 실거래정보 활용 인터넷 표시·광고 모니터링을 실시한 결과 지난해 기준 검증건수(순매물) 807만2921건, 삭제건수(순매물) 9만5789건으로 나타났다. 한 해 동안 약 807만건의 매물을 검증했는데 약 10만건의 매물이 거래가 완료됐음에도 광고 중인 상태라 삭제조치 당했다는 의미다.

부동산원은 지난 2022년부터 중개대상물 인터넷 표시·광고 모니터링 위탁기관으로 지정돼 실거래정보를 활용한 모니터링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온라인 부동산 광고 플랫폼에 노출 중인 부동산 매물정보를 부동산 거래정보와 연계해 거래 여부를 검증하고, 거래완료 후 방치된 매물정보는 삭제 요청하는 식이다. 계약완료 매물 광고를 계속한 공인중개사에 대해선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문제는 이러한 낚시성 매물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2022년 4만1430건이었던 삭제건수가 지난해 9만5789건으로 늘었고, 올해 1~7월에만 9만1312건을 기록해 이미 지난해 한 해 수준에 다다랐다.

“그 집 방금 팔렸는데 이 집 어때요?” 낚시 매물 지긋지긋하네! [부동산360]

아울러 국토부 부동산광고시장감시센터로 접수되는 허위매물 신고건수도 매년 늘어나는 실정이다. 2021년 9002건이던 신고 건수는 2022년 1만4155건, 2023년 2만1686건으로 증가했다. 신고 접수된 건 중 ‘공인중개사법’에 따른 중개대상물 표시·광고에 관한 법령 위반으로 적발된 의심사례는 2021년 4424건→2022년 9904건→2023년 1만3195건 등으로 급증했다. 올해 1~2분기 기준 신고접수는 1만821건, 위반의심은 6584건이었다.

다만 국토부 관계자는 이같이 허위매물 접수 건수가 늘어나는 추세에 대해 “부동산광고시장감시센터가 생기기 이전까지는 민간기관에서 자율시정을 많이 했었는데 그쪽으로 접수되던 건들이 센터로 넘어오면서 자연스레 늘어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국토부가 한국인터넷광고재단에 업무를 위탁해 운영하는 부동산광고시장감시센터는 2020년 신설됐다. 센터는 접수된 신고 건들을 조사해 국토부에 분기별로 모니터링 결과를 제출하고, 국토부는 위반의심 건에 대해 관할 지방자치단체로 통보한다. 이후 지자체에서 최종적으로 위반여부를 확인해 행정처분을 진행한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허위매물을 신고해도 위반의심 사례가 행정처분이 내려지는 데까지 시차가 크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국토부 관계자는 “센터로 신고건수가 몰리며 조치 여건이 부족했던 부분이 있었다”며 “인력 충원을 비롯해 관련 예산 확충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고 지자체에서도 빠르게 처리할 수 있게끔 조치 결과 입력 시스템도 상반기부터 시범 운영하는 등 보완조치를 하고 있다”고 했다.

이연희 의원은 “최근 전세사기와 수도권 중심의 집값 상승 움직임으로 서민의 주거안정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 부동산 허위매물이 증가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정부와 지자체 등은 허위매물에 대한 단속과 처벌을 강화하는 등 부동산시장의 투명성을 제고하고 서민의 피해를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