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스코어 조사

대기업 총수일가 주식담보 비율 24.8%

태영 91.6%로 최고

‘잡스 4배’ 12조 상속세 폭탄 영향은 계속…삼성家 주식담보 비율 ‘뚝’ [투자360]
이재용(왼쪽부터) 삼성전자 회장,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전략기획담당 사장. [연합]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삼성그룹 총수 일가의 주식담보 비율이 1년 반 사이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 별세 이후 약 12조원에 달하는 상속세를 내기 위해 담보 대출을 받거나 주식을 처분한 여파로 읽힌다.

21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총수가 있는 대기업집단 88곳 중 동일인이 있는 78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 9일 기준 총수 일가의 주식담보 비율은 24.8%였다.

이는 2022년 말과 비교해 4.3%포인트 줄어든 수치다.

이중 담보대출 비율은 2022년 말 11.6%에서 올해 8월 15.7%로 1년 8개월 사이 4.1%포인트 증가했으며, 납세담보 비율은 8.0%포인트 감소한 7.8%로 나타났다. 담보제공 비율은 0.4%포인트 줄어든 1.3%로 집계됐다.

이는 총수 일가가 주식 매각 및 대출로 상속세 또는 증여세를 납부한 영향이라고 CEO스코어는 분석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재계 1위 삼성그룹이다. 삼성 총수 일가의 경우 담보 대출 및 주식 처분을 통해 상속세를 납부해 담보 비율이 2022년 말 48.1%에서 이달 34.2%로 감소했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담보 비율은 65.5%에서 40.9%로 줄었으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비율도 42.0%에서 19.8%로 감소했다.

이건희 선대회장의 유족들은 상속세로 12조원 이상을 내는 중이다. 정부 수립 이래 최대이자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어려운 액수다. 지난 2011년 애플 창업자 고(故) 스티브 잡스 사망 당시 유족들이 부담한 3조4000억원의 4배 가까운 금액이다.

대기업집단별로 살펴보면 태영그룹 총수 일가의 주식담보 비율이 가장 높았다. 2022년 말 주식담보 비율은 0%였으나, 91.6%로 급증했다. 조사 대상 대기업집단 중 가장 큰 증가 폭이기도 하다.

태영건설 워크아웃 관련해 윤석민 회장의 티와이홀딩스 지분(1282만7810주)과 윤세영 창업회장의 티와이홀딩스 지분(26만6955주), 티와이홀딩스의 SBS 지분(556만6017주)이 담보로 잡혀있는 상태다.

2위는 아이에스지주 총수 일가(82.7%)였다. 아이에스지주 총수 일가의 주식담보 비율은 같은 기간 12.8%포인트 증가했다.

3위는 롯데그룹 총수 일가(81.7%)였다.

신동빈 롯데 회장의 주식담보 비율은 57.7%에서 80.9%로 증가했고, 이 기간 추가로 227억원의 대출을 받았다. 신영자 롯데재단 의장은 25.1%에서 91.4%로 주식담보 비율이 크게 늘었다. 대출금도 0원에서 745억원으로 증가했다.

다만 납세담보 비율은 25.1%에서 0%로 감소했다. 신 의장은 부친인 신격호 명예회장 별세 이후 상속세 마련을 위해 롯데쇼핑에 이어 롯데지주와 롯데웰푸드 지분을 잇달아 매각한 바 있다.

이어 금호석유화학(58.8%), DB(58.2%), 한화(55.5%), 한진(54.8%), DN(52.8%), SK(52.7%), 파라다이스(52.6%), 한솔(52.5%), HD현대(52.4%), 코오롱(52.1%) 총수 일가의 순으로 집계됐다.

반면 같은 기간 KG, 삼성, 신세계 등의 총수 일가 주식담보 비율은 10%포인트 이상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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