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권·준상급지→양천·노도강 등 거래↑
11일 기준 7월 아파트 거래 6911건
[헤럴드경제=신혜원 기자] 아파트값 상승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4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금리 안정세 속에 아파트값이 예상보다 빨리 상승 전환하면서 그동안 집을 사지 않고 관망하던 수요까지 매수세에 가세한 결과로 풀이된다. 다만 최근 정부가 발표한 8·8 공급대책이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12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전날까지 신고된 7월 서울 아파트 계약 건수는 6911건(계약일 기준)에 달한다. 7월 계약분의 신고 기한이 이달 말까지로 20일가량 남아 있는데 전월 거래량(7450건)의 92.8%까지 도달했다.
현재 추이를 보면 7월 거래량은 6월 거래량(7450건)을 뛰어넘어 2020년 12월(7745건) 이후 3년 7개월 만에 최다를 기록할 전망이다. 2020년 12월 거래량도 넘어선다면 2020년 7월(1만1170건) 이후 4년 만에 최다가 된다.
올해 상반기 똘똘한 한 채 수요 증가로 주로 강남권과 준상급지 위주로 거래가 급증했다면 최근 들어선 토지거래허가구역에 묶여 거래가 부진했던 양천구를 비롯해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등 강북권 위주로 거래가 늘어나는 양상이다. 강남권·준상급지에서 시작된 거래 증가세가 비강남권으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자치구별로 보면 5월 대비 6월 거래량 증가 폭이 가장 컸던 곳은 강동구(83.6%)였고, 광진구(82.2%), 동작구(68%), 성동구(65.9%) 등의 증가 폭이 상대적으로 두드러졌다.
이에 비해 6월 대비 7월 거래량 증가 폭이 큰 곳은 양천구였다. 양천구의 지난 6월 거래량은 267건으로 전월(219건) 대비 21.9% 늘어나는 데 그쳤으나, 7월 거래량은 8월 11일 기준 388건이 신고돼 이미 6월 거래량을 넘어섰다.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 단지 재건축 호재가 영향을 미친 결과다.
또 노원구(560건), 강북구(118건), 동작구(381건), 도봉구(190건), 중구(99건), 영등포구(367건), 구로구(259건), 서대문구(317건) 등도 현재까지 7월 신고 건수가 6월 거래량을 뛰어넘었다.
이런 상황에 곳곳에서 실거래가가 전고점 수준에 육박하거나 넘어선 단지들이 늘고 있다.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전용 84㎡는 지난달 31일 26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2022년 4월 역대 최고가(26억5천만원)까지 올랐다.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7단지 전용 66.6㎡는 이달 6일 20억원에 팔리며 2022년 9월 전고점 가격(19억2500만원)을 경신했다.
최근 거래량 증가는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그동안 매수를 보류했던 40대 이상 기성세대들이 매매 시장에 유입된 영향이 크다. 주택담보대출 시장 금리가 연 2∼3%대로 떨어진 데다, 공사비와 분양가 상승세가 이어지고 주택공급 부족 우려가 커지면서 갈아타기 등의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한국부동산원 집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40대의 서울 아파트 매수 비중은 30대(32.5%)에 버금가는 31.2%로, 2019년 해당 통계 공개 이후 반기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다음달 1일로 연기하면서 그 전에 대출받으려는 수요까지 몰리며 거래량을 끌어올리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향후 가계부채 관리를 강화하면서 은행이 자율적으로 대출 문턱을 높일 것이라는 위기감도 작용했다.
다만 이달 들어선 여름 휴가철인 계절적 비수기가 겹치고 최근 가격이 크게 뛰면서 지난달 대비 거래량이 줄어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8월 서울 아파트 계약 건수는 11일 기준 신고 건수가 239건에 그치고 있다. 같은 기간 6월의 계약 신고분(291건)보다도 작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