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템파마 292억 유증, 신사업 속도
KOL 대상 일부 카브아웃 성격
전문 영업 강화, 기업가치 창출 기대
[헤럴드경제=심아란 기자] 사모펀드(PEF) 운용사 UCK·MBK파트너스의 포트폴리오 기업 오스템임플란트 자회사 오스템파마가 유상증자에 나선다. 이번 유증에 지배주주인 PE가 참여하지 않아 눈길을 끈다. 오스템임플란트 영업에 핵심 역할을 하는 KOL(Key Opinion Leader)에 투자 기회를 열고 기업가치 제고를 기대하고 있다.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오스템파마는 이달 말 292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번에 발행될 신주는 725명의 개인에게 배정됐으며 이들은 치과의사 등 주요 전문가와 임직원이다. 오스템파마의 최대주주인 오스템임플란트와 UCK와 MBK가 설립한 덴티스트리인베스트먼트에는 신주를 배정하지 않았다.
유상증자가 완료되면 오스템임플란트와 지배주주인 PE의 주식 소유 비율은 일부 희석된다. 현재는 각각 50.3%, 48.2%를 기록하고 있으며 유상증자 이후 39.6%, 37.9%로 조정된다. 신주를 취득하는 개인주주들의 합산 지분율은 21.4%로 예상된다. 유상증자를 고려한 오스템파마의 전체 지분가치는 1365억원 수준에서 책정됐다.
지난해 UCK와 MBK는 오스템임플란트를 바이아웃하면서 오스템파마 주식도 사들였다. 오스템임플란트 창업자인 최규옥 회장과 그의 특수관계인이 소유하던 물량이다. 오스템파마의 주주구성상 오스템임플란트와 수직계열화가 완성돼 있고 오스템임플란트의 현금 보유액도 넉넉한 만큼 외부 자금 수요에 따른 조달은 아니라는 평가다. 실제로 올 1분기 말 별도기준 오스템임플란트의 현금성자산은 1800억원을 기록 중이다.
이번 유상증자는 일종의 카브아웃 형태로 정의되고 있다. 지배주주인 PE는 오스템임플란트의 전문 영업에 기여도가 높은 KOL 대상으로 지분 매입 기회를 제공해 밸류 크리에이션을 염두에 두고 있다. 실제로 오스템파마 주주가 될 개인들은 국내외에서 임플란트 영업과 치료법 교육 등 사업 역량을 구축하는 전문가다. UCK 측은 전문 영업을 강화하고 신사업에서 나오는 이익을 KOL과 공유해 동반 성장한다는 구상이다.
오스템파마는 치과 치료에 사용되는 의약품과 치약과 칫솔 등 구강관리 상품 판매에 특화돼 있다. 처방의약품은 오스템임플란트를 통해 판매한다. 오스템임플란트와 비교하면 현금창출력은 미미하지만 가슴보형물, 필러, 리프팅 실 등 성형재료사업에 나서면서 성장성은 높다고 평가 받는다. 3월 말 별도기준 매출액은 84억원, 영업이익은 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33%, 영업이익은 17배가량 증가했다.
오스템파마는 이번에 조달한 자금을 활용해 신사업을 위한 설비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오송 공장 내 유휴 부지에 신축 공장을 설립해 2026년까지 우수의약품제조관리기준(GMP) 인증과 품목허가를 기대하고 있다. 신제품이 상용화돼 수익 기반이 넓어지면 오스템파마는 기업공개(IPO)도 가능할 것으로 관측된다.
UCK는 지난해 MBK와 함께 오스템임플란트 지분 인수에 약 2조9000억원 투입했다. 경영권 지분 인수와 함께 공개매수를 진행해 지분 100%를 사들여 코스닥에서 상장폐지 시켰다. 글로벌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북미 지역에서 볼트온(유사기업 인수)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인수 첫해였던 지난해 오스템임플란트의 연결 매출액은 1조2083억원,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2810억원으로 전년 대비 15%, 4%가량 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