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상고심에서 노태우 전 대통령의 ‘300억원 비자금’의 진위 여부를 본격적으로 다툰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 회장측은 전날 오후 대법원에 상고이유서를 냈다. 지난 6월 20일 상고장을 제출한 후 약 40여일만이다. 최 회장측의 상고이유서는 약 500쪽 분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측은 SK그룹 성장과 노 관장과의 결혼 생활은 별도라는 점을 주장한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2심 재판에서 노 관장측이 300억의 증거로 제시한 김옥숙 여사의 약속어음을 재산 분할 근거로 삼은 부분에 집중적으로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2심 재판부가 1998년 대한텔레콤의 주식 가치를 1000원이 아닌 100원으로 잘못 계산하고, 판결 이후 경정한 것도 문제 삼았다. 최 회장측은 이에 대해서는 별도로 재항고한 상태다.

상고이유서에는 통상 원심(2심) 재판 결과에 불복하는 이유에 대한 설명이 담긴다. 대법원은 판결의 전제가 되는 사실 판단이나 적용 법리에 대해 상고인측의 의견을 살펴본 뒤 상고를 기각할지, 다시 하급심으로 돌려보내 재판을 받게 할지(파기환송)를 결정한다.

최 회장측은 2심 판결이 전반적으로 부당하다고 반박한 것으로 알려진다. 2심 재판부는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현금으로 1조 3808억원의 재산을 분할하고, 20억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1심 판결과 달리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이 재산 분할 대상이 되면서 재산 분할액수가 665억에서 1조 3808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2심 재판부가 이같이 판결한데는 크게 2가지가 영향을 미쳤다. 첫번째는 1994년 최 회장이 대한텔레콤 지분을 인수할 당시 지불한 2억8000여만원의 자금 출처다. 이때 인수한 대한텔레콤 주식은 현재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의 원천이 됐다.

최 회장은 고(故) 최종현 SK그룹 선대회장으로부터 증여받았다고 주장했다. 증여 재산은 최 회장 개인의 특유 재산으로 재산 분할 대상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2심 재판부는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300억원이 최 전 선대회장측으로 흘러갔고, SK그룹 성장에도 노 전 대통령이 유·무형적으로 지원을 했다고 판단했다.

최 회장측은 이에 반박해 SK그룹 성장과 노 관장과의 결혼 생활은 별도라는 점을 주장한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2심 재판에서 노 관장측이 300억의 증거로 제시한 김옥숙 여사의 약속어음을 재산 분할 근거로 삼은 부분에 집중적으로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2심 재판부가 1998년 대한텔레콤의 주식 가치를 1000원이 아닌 100원으로 잘못 계산하고, 판결 이후 경정한 것도 문제 삼았다. 최 회장측은 이에 대해서는 별도로 재항고한 상태다. 박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