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생신청 당일에도 구영배 대표 깜깜 무소식

큐텐그룹, 투자사 연락에도 ‘무응답’

‘PE 책임론’ 선 긋기 나선 투자자

큐익스프레스로 타개책 마련 시도

[헤럴드경제=노아름 기자] 티몬과 위메프가 기업회생 기로에 선 가운데 앞서 큐텐그룹 계열사에 수백억원의 자금을 베팅한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이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이다. 특히 큐익스프레스의 나스닥 상장을 꾀하던 투자자들의 속내가 복잡하다.

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큐텐 및 큐익스프레스 등 큐텐그룹 계열사에 투자한 재무적투자자(FI)들은 서울회생법원의 판단을 전후해 투자금회수(엑시트) 방안을 찾기 위해 자본시장 관계자들과 논의 중이다.

FI들은 이번 사태를 통해 신뢰를 잃은 구영배 대표를 제외하고 각사가 스스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다만 운용사(GP) 간 투자시기와 투자단가, 계약조건 등이 모두 달라 최종안 도출에는 물리적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문 닫기 직전’ 큐텐그룹…손실 위기 투자자도 ‘각자도생’ [투자360]

큐텐 계열사에 투자한 PEF 운용사 관계자들은 티몬·위메프가 회생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하는 당일까지도 구 대표 등 큐텐그룹 경영진으로부터 실시간 현황 공유를 받지 못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구 대표가 국내에 체류하고는 있었지만 기존 투자자인 PE 연락에도 제대로 응대하지 않는 등 두문불출하자 자본시장 관련 이해당사자들에게서 공분을 샀던 바 있기도 하다.

PE에 투자금을 댄 기관 등 출자자(LP) 또한 상황 파악이 느렸던 것은 마찬가지다. LP들은 PE에 손실최소화를 당부하면서도 PE들과의 미팅을 통해 현황 진단에 나섰던 상황이었다.

상황이 점입가경으로 흘러가자 큐텐그룹 계열사에 투자한 FI는 이번 판매대금 지연으로 인해 티몬·위메프에 대한 브랜드 신뢰도가 하락하고 실적·재무가 뒷걸음친데 대해 좌시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다. 동시에 현 상황에서는 구 대표 주도의 큐텐 보유지분 매각이 성사되기 힘들다고 보고, 공신력 있는 기관의 감독·주도 하에 계열사 매각이 추진되는 시나리오가 그나마 현실성 있다고 진단하던 분위기였다.

다만 구 대표가 티몬·위메프에 대한 기업회생을 신청하며 관(官) 주도의 시나리오가 여의치 않아지자, 운용사들은 자신들의 기존 투자금 일부 손실을 감내하더라도 새로운 주주를 받아들여 투자금 회수할 계획을 수립하기도 했다.

여러 시나리오 중에서 ‘FI 간 연대’ 또한 중요하게 고려하기 시작한 시점은 비교적 최근으로 전해진다. 이는 자본시장에서 흘러나오기 시작한 ‘PE 책임론’을 무마하기 위한 행보로도 풀이된다.

최근 일부 LP는 “PE가 선관의무를 다하지 않았기에 큐텐그룹 사태가 현재에 이르게 된 것”이라는 목소리를 냈다. 투자사 중 일부가 큐익스프레스 등 이사회 보드 멤버에 올라있지만 그동안 경영 감시를 꼼꼼하게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다만 이에 대해 기타비상무이사에 올라있는 이사들이 회사 경영 전반을 세밀히 감시하기에는 어려움이 뒤따른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LP의 지적이 ‘책임소재 가리기’에 급급했다는 볼멘소리도 함께 나오던 분위기다.

IB업계 관계자는 “투자금을 회수하는 문제도 중요하지만 운용사가 포트폴리오 관리에 소홀했다는 낙인이 찍히면 향후 신규 투자처 자금조달(펀드레이징)이 어려워질 수 있다”며 “이는 FI들이 비교적 우량계열사로 꼽히는 큐익스프레스를 활용해 현 상황 타개책을 만들어보려는 이유와도 무관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식상해” vs “편안해” 논란에도 장르 된 ‘나영석표 예능’…CJ ENM 주가 하드캐리할까 [투자3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