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사들 무더위 피해 여름휴가 돌입해
하반기도 최대 규모 조업 체제 이어갈 듯
HD현대중공업 노조 파업 가능성은 변수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올해 상반기 나란히 흑자를 기록하며 본격적인 슈퍼사이클(초호황기) 진입을 알린 조선사들이 여름휴가에 돌입했다. 이들은 폭염을 피해 잠시 숨을 고른 뒤 하반기 생산 풀가동과 함께 선별 수주를 통한 일감 추가 확보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과 한화오션은 지난 29일부터 2주간, 삼성중공업은 다음달 5일부터 1주간 조선소 문을 닫는다.
조선소의 경우 기본적으로 야외 근무인 데다 여름철 낮이면 햇빛에 달궈진 선박 갑판의 철판 온도가 70도까지 오르는데 용접복에 용접모, 보안경까지 착용해야 하기에 작업이 상당히 고되다. 이에 조선사들은 뙤약볕에서 일하는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해 폭염이 오는 한여름은 통상 쉬어가고 있다.
조선사들은 현재 쌓여 있는 일감을 적기에 소화하기 위해 조선소 모든 도크(선박 건조장) 완전 가동하며 선박을 건조하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국내 대형 조선소의 평균 가동률을 보면 HD현대중공업(88.1%)을 제외한 4곳이 모두 100%를 상회한다. 특히 HD현대삼호의 경우 가동률이 116.0%에 달할 정도로 초과 가동을 통해 선박을 만들어 내고 있다.
각 사는 여름휴가를 마치고 가능한 최대 규모의 조업 체제를 이어갈 예정이다. HD한국조선해양의 수주잔고는 3월 말 기준 77조1795억원이며,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도 각각 33조2458억원, 27조3469억원의 일감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각 사 1년 생산능력의 3배가 넘는 수준이다.
다만 HD현대중공업의 경우 노동조합이 파업을 예고하고 있다는 점이 변수다.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에서 난항을 겪고 있는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최근 조합원 투표를 통해 파업 찬성 의견을 모은 데 이어 합법적인 파업권을 확보했다. 중앙노동위원회가 노사의 입장차가 크다고 판단하고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린 것이다.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여름휴가가 끝나는 8월 중순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파업 일정을 논의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 2020~2022년 HD현대중공업의 조선소 가동률은 노조의 부분 파업 등의 여파로 60%대까지 떨어진 바 있다.
조선사들은 하반기 적극적인 수주 활동도 이어간다. 3사는 모두 선별 수주 전략을 바탕으로 질 좋은 일감 확보에 방점을 찍고 있다. 각 사가 기존 저가 수주 물량을 털면서 고부가가치 선박 매출이 서서히 반영되고 있어 하반기 실적 개선세는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2분기 조선 3사는 호실적을 거뒀다. HD한국조선해양은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5배 넘게 뛰며 산하 3사 모두 흑자를 달성했고 삼성중공업은 10년 만에 분기 영업이익 1000억원을 재돌파했다. 한화오션의 경우 2분기 적자를 냈지만 적자 폭을 94% 개선하며 상반기 기준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