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대선후보 중 일일기준 최대 모금액
이탈했던 흑인유권자도 지지, 표심 집결
해리스, 선대본부서 대권 도전 첫 연설
트럼프 겨냥...총기규제, 낙태권 등 강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후보 사퇴 선언 이후 유력한 후보로 떠오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하루 만에 후원금 1124억원을 모금했다. 미 대통령 후보 가운데 하루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우려로 주춤했던 민주당의 ‘큰손’들이 돌아오고, 흑인 유권자들도 해리스 부통령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 민주당의 표심이 결집하면서 11월 대선에서 ‘해리스 대 트럼프’ 구도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2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CBS 등에 따르면 해리스 대선 캠프는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직 사퇴와 해리스 지지 발표 후 24시간 만에 8100만달러(약 1124억원)의 기부금을 모집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는 올해 대선 후보 중 일일 기준 가장 많은 모금액으로 “해리스 부통령의 출마를 환영하는 기록적인 성과”라고 해리스 캠프는 설명했다.
하루 동안 88만8000명의 후원자들이 기부했으며 그 중 60%가 올해 대선에서 처음으로 기부에 참여했다. 기부자들 중 4만3000명은 정기 후원에 등록했다.
이로써 해리스 캠프의 모금액은 총 2억5000만달러(약 3470억원)에 달하게 됐다.
민주당 후원 사이트인 액트블루에도 24시간 동안 9000만달러(약 1249억원)가 넘는 돈이 몰려들었다. 이는 2020년 대선 이후 민주당에 들어온 하루 기부금 중 최대 규모다. 이 금액은 해리스 부통령뿐만 아니라 민주당 상·하원 의원과 민주당 관련 비영리 단체에 들어온 기부금까지 합한 액수다.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일 때 후원을 중단했던 월트 디즈니 상속녀 아비가일 디즈니는 CNBC에 “해리스를 지지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미국의 주요 노조인 미국주·카운티·시직원연합과 국제전기노동자형제단도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바이든 대통령에게 실망해 이탈했던 흑인 유권자들은 흑인·아시아계 후보인 해리스 부통령에게 돌아오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흑인 여성들의 정치 지지 단체 ‘윈위드블랙우먼(WWBW)’은 21일 밤 오는 11월 대선에서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기로 뜻을 모으며 3시간 만에 150만달러(약 22억원)의 기부금을 모집했다.
정치, 기업, 연예 등 다양한 분야의 흑인 여성 4만4000여 명으로 구성된 이 단체에는 맥신 워터스 하원의원(캘리포니아), 조이스 비티 하원의원(오하이오), 재스민 크로켓 하원의원(텍사스)과 마틴 루터 킹 목사의 딸인 버니스 킹 목사 등이 포함돼 있다.
버니스 킹 목사는 “18살 때부터 투표를 해 왔지만 지금까지 공개적으로 후보를 지지한 적이 없다”면서 “나는 100% 해리스 부통령의 편에 있으며 앞으로 나아가는 방식에 매우 전략적으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빌 클린턴 대통령 부부에 이어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 등 당내 유력 인사들의 지지가 잇따른 가운데 22일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선대본부에서 연설에 나섰다.
해리스 부통령은 “앞으로 다가올 며칠, 몇 주간 나는 여러분들과 함께 민주당을 단결시키고, 이 나라를 단결시켜 선거에서 이길 것”이라고 했다. 이는 해리스 부통령이 대권 도전 의지를 천명한 첫 육성 연설이다.
이어 그는 “나는 트럼프 같은 타입을 잘 안다. 이번 선거운동에서 나는 자랑스럽게 내 경력을 그의 경력에 맞서 부각할 것”이라며 자신이 젊은 검사 시절 성추행 사건들을 전담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추행 의혹을 겨냥한 것이다.
또 지방 검사 시절 부패 사범들을 단죄했다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석유 산업 로비스트들에게 선거 자금 기부를 요구한 사실을 소개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중산층 강화, 총기 규제, 생식권 보장(낙태 권리 등을 의미) 등이 집권의 목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현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