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 지역별 경상수지

여행수입 보다 해외로 나가는 지급이 더 빠르게 늘어나

같은 시기 일본은 관광호황, 무역적자 여행수지로 메꿔

올해도 큰 변화 없어…고질적 여행수지 적자 계속된다

“엔저 '싼맛'에 일본 갔다가”…지난해 여행수지 5년만에 최대 적자[머니뭐니]
울 명동에서 한 관광객이 음식점 메뉴판 앞을 지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한국 방문의 해’였던 지난해 여행수지가 5년만에 최대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관광 지원 총력전에도 들어오는 여행수입 보다 해외로 나가는 여행지급이 더 빠르게 늘었기 때문이다.

같은 시기 일본은 관광이 경상수지 흑자의 한 축으로 우뚝섰다. 최근 엔저현상으로 일본 여행이 보다 매력적으로 변모하면서 이러한 경향은 더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한국과 중국에서 일본을 많이 찾고 있다. 방일 외국인 압도적 1위·2위가 한국인·중국인이다. 우리나라 입장에선 여행수지 적자를 메우기가 더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다.

29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 지역별 경상수지에 따르면 지난해 여행수지는 125억27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118억7200만달러 적자에서 7억달러 가량 오히려 늘어났다. 특히 일본 여행수지 적자가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일본 여행수지는 33억7950만달러 적자로 2019년 18억4490만달러 대비 183.2% 폭증했다. 반면, 그동안 적자를 메워주던 중국 여행수지는 30억3280만달러 흑자에 그쳤다. 2019년 64억6220만달러의 절반이 채 되지 않았다.

같은 시기 일본은 정반대 분위기다. 엔저 영향으로 생길 수 있는 무역적자를 관광으로 메우는 모양새다.

지난 4월 여행수지 흑자(방일 관광객의 일본 내 소비액에서 일본인 여행객의 해외 소비액을 뺀 금액)는 1996년 이후 역대 최고치인 4467억엔(3조9100억원)에 이르렀다. 여행객의 지난해 1인당 소비 단가도 지난 2019년과 견줘 31% 증가했다. 같은 기간 평균 숙박일수도 6.2박에서 6.9박으로 길어졌다.

이를 두고 산케이신문은 지난 10일 “여행수지가 무역적자를 보완하는 ‘수입의 기둥’으로서 기대를 모은다”고 강조했다.

관광지로 일본을 선호하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풀이됐다. 엔저현상으로 일본 관광 가격이 크게 떨어지면서 매력도가 올랐다.

최근에도 일본을 찾는 이들은 빠르게 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국민과 중국인들이 크게 늘었다.

일본 정부관광국(JNTO) ‘방일 해외 여행객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일본을 찾은 외국인은 304만100명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189만9176명)과 견줘 60.1%나 증가했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 5월과 비교해도 9.6% 늘었다.

중국도 한국 대신 일본을 찾는 경향이 생겼다. 지난달 일본을 방문한 중국인은 54만5400명에 달했다. 중국은 전년(13만4510명) 대비 3배 이상 늘었다. 우리나라 대신 일본을 선택하는 대체효과가 발생하는 모양새다.

정부는 지난 2022년 제7차 국가관광전략회의에서 2023년∼2024년을 한국방문의 해로 선포하고 관광 총력전을 선언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인 김건희 여사가 명예위원장직을 수락키도 했다. 그러나 만성적인 여행수지 적자는 오히려 그 규모가 더 커지는 모양새다.

올해에도 여행수지 적자 경향은 크게 나아지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 4월 여행수지는 10억862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1월(10억20만달러), 2월(15억1060만달러), 3월(14억780만달러)에도 10억달러 이상씩 적자였다.

한은 관계자는 “해외로 나가는 수요가 더 많기 때문에 상당 부분 적자를 나타낼 수밖에 없다”며 “일본으로 여행이 늘면서 일본 적자가 커진 반면, 중국에선 예전과 비교해 여행을 덜 오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에도 큰 변동사항은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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