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이라도 시원한 곳으로”…올해 휴가 트렌드는 ‘쿨케이션’[원호연의 P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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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전세계적인 폭염 속에서 조금이라도 시원한 곳으로 떠나는 휴가, 소위 ‘쿨케이션(coolcation)’이 올해 휴가 트렌드로 떠올랐다.

최근 닛케이 아시아의 조사에 따르면 구글 트렌드에서 ‘좀 더 시원한 휴가(cooler holidays)’ 검색어는 지난 5월 8일 기준으로 1년 만에 100% 증가했다.

휴가를 계획하는 전세계 직장인들이 보다 시원한 장소를 찾는 것은 무리가 아니다. 코페르니쿠스 기후 변화 서비스에 따르면 올해 지구 평균 표면온도가 1991~2020년보다 0.65도가 높아지면서 5얼에 이어 이달에도 북반구 전역에서 기록적인 더위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스 아테네 당국은 지난 12~13일 폭염을 우려해 최대 관광 명소인 아크로폴리스를 폐쇄해야 했다. 그리스 기록 상 가장 이른 폭염으로 그리스 곳곳에서 관광객 여러명이 사망했기 때문이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선 메카 성지 순례를 나섰던 수천명의 순례객들이 50도가 넘는 기온 속에서 버티다 사망했다.

태국과 같이 평소 선호되던 휴가지가 폭염에 시달리면서 여행객들은 위도가 높거나 고산지대, 현재 겨울인 남반구 등으로 목적지를 바꾸고 있다.

여행 웹사이트 부킹닷컴은 올해가 좀더 시원한 날씨를 찾아 여행하는 해가 될 것이라고 밝혔으며 고급 여행 서비스 버투오소에 따르면 이탈리아 휴가 상품 예약은 29%가 감소한 반면, 스칸디나비아 상품 예약은 지난해 대비 77%나 증가했다.

닛케이는 아시아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휴양지로 캐나다의 밴프, 뉴질랜드 남섬 퀸스타운, 노르웨이 등을 꼽았다. 하이킹, 카약, 스노우슈잉, 야생동물 관찰이 휴가 기간 주요 액티비티로 자리잡았고 일부 쿨케이션 프로그램은 냉수 다이빙과 같은 물 중심의 액티비티로 구성되고 있다.

덴마크 북부 클리트묄러 마을에 콜드 하와이라고 불리는 게스트하우스를 연 디자인 브랜드 빕의 카스퍼 에겔룬드 최고경영자는 “덴마크 북부의 바닷가들은 남부 유럽의 좋은 대안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에어컨이 없었던 시기 더위를 피하는 장소로 각광받았던 고지대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인도의 다즐링, 말레이시아의 겐팅 고원, 베트남의 사파 등이 그 예다.

점점 녹아 없어지는 극지의 빙하를 관측하는 극지 여행도 늘어나고 있다. 스발바르 제도 등지에서 극지 여행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내추럴 월드 사파리는 4~8월 극지 여행이 2년여만에 20% 증가했다고 발겼다. 이 업체의 윌 볼소버 CEO는 “이탈리아는 일생 중 언제든지 갈 수 있지만 북극의 지금 풍경은 언제 볼 수 있을 지 모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