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시청, 가능동 708번지 조합설립인가 취소 검토

3년 이내 사업시행계획인가 신청하지 않으면 취소 가능

화성시청·광명시청 등도 조합설립인가 취소 절차 밟아

‘취소, 또 취소!’ 재개발 이렇게나 어렵다…공사비 폭등에 무더기 좌초 [부동산360]
서울 성북구 빌라들이 밀집한 주택가의 모습. 기사 본문과 직접적 관련 없음. [연합]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최근 수도권에서 사업성이 떨어지는 소규모 재건축·재개발 정비사업지들이 잇달아 조합설립인가 취소 수순을 밝고 있다. 장기간 사업에 진척이 없자 인가권자인 구청이 직권으로 조합설립인가 취소에 나선 것이다. 업계는 공사비 급등으로 사업 중단 위기를 맞은 소규모 정비사업지들이 증가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2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의정부시청은 경기 의정부시 가능동 708번지 일대 가로주택정비사업 조합설립인가 취소를 위한 주민 의견 청취 공고를 지난 12일까지 진행했다. 의정부시청은 조합원들의 의견을 토대로 오는 7월 3월 청문회를 열고 최종적으로 조합 해산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의정부시청 관계자는 “가능동 708번지의 경우 관계 법령에 따라 조합설립인가 취소 사유에 해당돼 주민 의견 청취와 공람·공고를 진행했다”며 “조합원의 절반 이상이 정비사업을 취소해 달라며 집단민원을 넣는 등 사업 추진이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가능동 708번지 가로주택정비사업 조합은 2021년 5월 조합설립인가를 받았다. 구역면적 약 5734㎡에 지하 2층∼지상 21층 아파트 151가구와 부대복리시설 등을 건립하는 사업이다. 의정부경전철 흥성역, 의정부시청역을 이용할 수 있어 교통여건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삼현종합건설이 공동시행자로 참여하고 있다.

‘취소, 또 취소!’ 재개발 이렇게나 어렵다…공사비 폭등에 무더기 좌초 [부동산360]
서울 성북구 빌라들이 밀집한 주택가의 모습. 기사 본문과 직접적 관련 없음. [연합]

지난해 시공사 선정 절차에 돌입해 속도를 내는듯했으나 공사비 인상과 조합 내분 등 대내외적인 이유로 사업이 장기간 표류하면서 무산 위기에 직면했다. ‘빈집 및 소규모주택정비에 관한 특례법(이하 빈집법)’ 제23조의2 제2항에 따르면 시장·군수 등은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날부터 3년 이내 사업시행계획인가를 신청하지 않은 경우 조합설립인가를 취소할 수 있다.

이처럼 정비 사업이 장기간 멈춰 서면서 조합설립인가가 취소되는 사례가 수도권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화성시청은 지난 5월 11일 빈집법 제23조의2 제2항에 따라 화성 삼미아파트 소규모재건축사업 조합설립을 취소했다. 광명시청도 같은 이유로 미도아파트1차 소규모재건축사업 조합설립인가 취소를 위한 공람·공고를 오는 7월 2일까지 진행한다.

사업 규모가 작은 재개발·재건축 사업은 공사비가 치솟으면서 사업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반 재건축·재개발 사업지도 공사비 증액 갈등으로 사업이 지연되거나 좌초되는 일이 빈번한 상황에서, 일반분양 물량이 적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어려운 소규모 사업지들은 갈수록 설자리를 잃어 가고 있는 것이다.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공사비 급등으로 조합원의 추가 분담금이 늘면서 사업 추진이 어려워졌다”며 “구청도 정비사업의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해 직권으로 조합설립인가를 취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건설사들도 수주 역량을 보수적으로 잡는 것은 물론, 기존에 시공 계약을 체결했던 사업지에서조차 빠지고 싶어 하는 분위기”라며 “서울도 사업성 악화로 사업을 포기하는 마당에 수도권 소규모 사업지는 외면받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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