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구 전셋값 전주 대비 0.05% 상승
5주 연속 상승세…‘입주장 효과’ 미미
“장기적으로 전셋값 하락 가능성도”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서울 전세시장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오는 11월 강동구발(發) 역대급 ‘입주장’이 열리면서 전셋값을 끌어내릴 수 있다는 전망에도 이례적으로 상승 추세를 유지하고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는 입주 물량 급증에 따른 강동구 전셋값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23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하는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6월 셋째주(17일 기준) 강동구의 전셋값은 전주 대비 0.05% 상승했다. 지난 5월 넷째주(0.03%)부터 5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같은 기간 서울의 전셋값은 0.17% 상승했다. 강동구는 서울 25개 구 중 증가폭이 가장 낮지만, 대규모 입주장에도 전셋값이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일반적으로 새 아파트 입주 시점에 전세 매물이 대거 풀리면서 전셋값이 하락하지만, 강동구 전셋값은 오히려 상승하는 정반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최근 서울 주택 공급 부족과 신축 아파트 선호 현상 등이 맞물리면서 ‘입주장 효과’가 사라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57주 연속 오르는 점도 한몫하고 있다.
강동구는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2만3454가구) 중 71%(1만6685가구)를 차지한다. 지난 1월 고덕동 ‘고덕풍경채어바니티’(780가구)를 시작으로 2월 상일동 ‘e편한세상고덕어반브릿지’(593가구), 6월 길동 ‘강동헤리티지자이(1299가구)’ 등 입주 장터가 펼쳐졌다. 오는 11월엔 역대 최대 규모(1만2032가구)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 입주가 예정돼 있다.
강동구의 전세 매물은 증가하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강동구에서 나온 아파트 전세 물건은 3663건(지난 20일 기준)으로 조사됐다. 아실이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21년 3월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전월 동기(3161건)와 비교해 15.9% 증가했다. 강동구 전세 물건은 작년 6월 1000여 건에 불과했지만 지난 1월 2000여 건을 넘어서더니 4월 3000여 건을 돌파했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강동구 전셋값이 강세를 띠더라도 장기적으로는 하락세로 돌아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강조한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연구위원은 “오는 11월 올림픽파크포레온이 입주를 시작하면 전세 가격이 소폭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라며 “서울 다른 지역과 비교해 전셋값이 떨어지겠지만, 하락폭이 크지 않아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와 달리 신축 아파트 선호 현상이 강해 매물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