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완성차 기업에 첫 공급

독자 개발 구동시스템, 사우디 시어 전 차종 탑재

여수동 사장 “전동화 부품 사업 확대 속도낼 것”

현대트랜시스, 사우디 완성차 기업에 ‘3조 규모’ 전기차 구동시스템 공급
여수동(왼쪽) 현대트랜시스 사장과 제임스 델루카 시어 CEO가 일체형 전기차 구동시스템 공급 계약 체결식에서 기념 촬영을 하는 모습. [현대트랜시스 제공]

[헤럴드경제=서재근 기자] 현대자동차그룹 부품계열사 현대트랜시스가 독자 개발한 ‘일체형 전기차 구동시스템(EDS)’을 글로벌 완성차 기업에 공급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12일 현대트랜시스는 경기 동탄 본사에서 사우디아라비아의 전기차 제조사 시어(CEER)와 2027년부터 10년간 3조원 규모의 일체형 전기차 구동시스템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날 계약식에는 여수동 현대트랜시스 사장을 비롯한 주요 경영진과 시어의 제임스 델루카 최고경영자(CEO), 조니 살다나 최고구매책임자(CPO), 마커스 라이트너 최고기술책임자(CTO) 등 주요 경영진이 참석했다.

시어는 사우디 국부펀드(PIF)가 설립한 전기차 제조사다. 현대트랜시스의 일체형 전기차 구동시스템은 시어의 차세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세단, 쿠페 등을 포함한 전 차종에 탑재될 예정이다.

현대트랜시스의 일체형 전기차 구동시스템은 ▷전기차 구동에 필요한 모터 ▷전력을 변환해 모터의 토크를 제어하는 인버터 ▷동력을 차량에 필요한 토크와 속도로 변환해 전달하는 감속기를 일체형으로 구성한 ‘3in1’ 제품이다.

일반적인 전기차 구동시스템은 모터·인버터·감속기를 별도로 장착해 연결 케이블간 전력손실과 차체 공간 구성 등의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현대트랜시스의 일체형 전기차 구동시스템은 크기와 무게를 줄이고 전력 효율성이 뛰어나 전기차의 설계 용이성, 원가 경쟁력 등을 크게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트랜시스, 사우디 완성차 기업에 ‘3조 규모’ 전기차 구동시스템 공급
김연호(왼쪽 네 번째부터) 현대트랜시스 전동화연구개발본부장, 크리스토퍼 구디 시어 CMO, 여수동 현대트랜시스 사장, 제임스 델루카 시어 CEO, 마커스 라이트너 CTO, 백철승 현대트랜시스 사업추진담당 부사장이 기념 촬영을 하는 모습. [현대트랜시스 제공]

이번 공급 계약은 현대트랜시스가 전기차 구동 시스템을 글로벌 완성차 기업에 공급하는 첫 사례다. 지난 30여년 동안 쌓아온 파워트레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내연기관차는 물론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까지 전동화 시대 파워트레인 분야 경쟁력을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은 결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더욱 크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오는 2030년까지 연간 50만대 규모의 자체 전기차 생산을 추진 중이다. 수도 리야드의 전기차 보급률을 30%로 끌어올리고, 2030년 완공 예정인 네옴시티의 경우 100% 전기차 운행을 목표로 두고 있다.

여수동 현대트랜시스 사장은 “파워트레인 분야의 독보적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하이브리드 구동시스템, 일체형 전기차 구동시스템 등 전동화 부품 사업 확대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트랜시스는 자동변속기, 수동변속기, 듀얼클러치변속기, 무단변속기 등 내연기관 변속기 풀 라인업을 생산하는 세계 유일의 기업에서 하이브리드 구동시스템, 전기차 감속기는 물론 미래 모빌리티 시장 선점을 목표로 일체형 전기차 구동시스템까지 전동화 시대 핵심 부품을 개발·생산하고 있다.

현대트랜시스는 글로벌 자동차 전문지 오토모티브뉴스가 지난해 발표한 ‘2023년 100대 부품사 순위’에서 글로벌 35위에 올랐으며, 2019년 통합 출범 이후 글로벌 30위권 순위를 지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