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9가구 모집에 29명이 신청…0.03대 1 극심한 부진

평택 입지 대비 높은 분양가로 실수요자 외면

프리미엄 아파트 브랜드 내세웠지만 고전

경주선호 흔들

“훈남 이제훈도 못 살렸다”…“집 안팔려도 너무 안팔려” [부동산360]
동문건설은 2021년 프리미엄 아파트 브랜드 ‘동문 디 이스트’를 출시, 배우 이제훈을 광고모델로 기용했다. [동문건설 공식 유튜브 채널]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경기도 평택시에서 청약 미달 사태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달 청약을 진행한 평택 화양지구의 아파트의 경쟁률은 0.03대 1에 불과했다. 평택은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투자와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A·C노선 연장 등 개발 호재를 갖춘 지역이지만, 가격과 입지 때문에 수요자가 외면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8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달 1순위 청약을 받은 경기도 평택시 ‘평택 화양 동문 디 이스트’는 749가구 모집에 29명이 신청하는 데 그쳤다. 평균 경쟁률은 0.03대 1로 저조한 성적표를 기록했다. 청약 신청을 받은 3개 타입 가운데 전용면적 107㎡형은 1순위 청약 인원이 2명에 불과했다.

이 단지는 화양지구 6-2블록에 지하 2층~지상 29층, 8개 동, 753가구 규모로 지어질 예정이다. 미르앤에셋이 시행을, 동문건설이 시공을 맡았다. 1차 계약금 1000만원 정액제와 중도금 60% 전액 무이자 혜택 등 실수요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당근책’을 제시했지만 청약 미달 사태를 피해가지 못했다. 현재 미계약 물량을 털기 위해 선착순 분양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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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평택시 ‘평택 화양 동문 디 이스트’. [헤럴드경제DB]

업계에서는 입지 대비 높은 분양가로 실수요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화양지구는 평택 도심과 비교적 거리가 멀고 인프라가 부족한 편이지만 분양가는 저렴한 편이 아니다. 평택 화양 동문 디 이스트의 분양가는 ▷전용 84㎡A형 4억5300만원 ▷전용 84㎡B형 4억5200만원 ▷전용 107㎡형 5억7100만원 수준이다.

평택시에서 직접적으로 개발 호재를 누릴 것으로 예상되는 신축 단지와 비교해도 비싼 편이다. 정부가 GTX A·C노선 연장 추진을 발표한 지제역 인근 ‘지제역 반도체밸리 해링턴플레이스’의 분양가는 전용 84㎡ 기준 4억9900만원으로 비슷한 수준이다. 실수요자 입장에서 가격 메리트와 입지적 매력 모두 떨어지는 평택 화양 동문 디 이스트를 외면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한편 시공사인 동문건설은 2021년 프리미엄 아파트 브랜드 ‘동문 디 이스트’를 출시, 배우 이제훈을 광고모델로 기용했다. 선대회장인 경재용 전 회장이 2022년 별세하면서 장녀인 경주선 부회장이 경영권을 이어받았지만 분양 성적은 저조한 편이다. 지난해 동문건설의 분양수익은 전년 대비 46.4% 감소한 1216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216억원)도 직전해와 비교해 65.8% 급감했다.

강원도 원주시에서 3년 이래 유일한 미분양 기록을 세우며 체면을 구기기도 했다. 지난해 6월 청약을 진행한 강원도 원주시 관설동 ‘원주 동문 디 이스트’는 863가구 모집에 143명만 접수했다. 평균 경쟁률은 0.16대 1을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공사 과정에서 자금난을 겪지 않으려면 청약 경쟁률이 5대 1은 넘어야 하지만 이에 크게 못 미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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