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GIG와 합작사 ‘LS에코어드밴스드케이블’ 설립
올해 말 인허가 완료, 2027년부터 본격 생산 계획
총 투자금액 1.6조 추산…英항구와 부두 장기 독점
HVDC 케이블시장 2020년 70조→2030년 159조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LS가 영국의 세계 최대 HVDC(초고압직류송전) 케이블 공장 신설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신재생에너지의 본고장인 유럽 해저케이블 시장 공략을 위한 의미 있는 진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LS는 영국 GIG(Global Interconnection Group)와 합작회사 ‘LS에코어드밴스드케이블’을 세우고 영국 북동부 타인(Tyne)항 인근에 세계 최대 규모의 HVDC 케이블 공장을 짓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GIG 설명에 따르면 LS에코첨단케이블은 올해 말까지 인허가를 받고 2027년부터는 국제대전력망협의회(CIGRE) 인증을 받은 HVDC 케이블을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공장에서는 해상풍력 시장 확대로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해저케이블 생산이 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부지 선정과 함께 공장 설계 사양 제작을 마쳤으며 영국 중앙·지방정부의 지원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관련해 LS에코어드밴스드케이블은 최근 영국 타인항과 11.7㏊(헥타르) 규모의 신재생에너지 부두 장기 독점 사용 계약을 맺기도 했다. 총 투자 금액은 9억2300만파운드(약 1조60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고 외신은 전했다.
HVDC 케이블은 장거리 송전망, 국가 간 연계, 신재생에너지 발전 등에 최적화돼 있어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업계는 HVDC 케이블의 글로벌 시장 규모가 2020년 70조원에서 2030년 159조원으로 확대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LS는 이번 협업을 발판으로 유럽 해저케이블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점쳐진다. 유럽 해저케이블 시장은 이탈리아 프리즈미안, 프랑스 넥상스 등 선두업체가 장악하고 있지만 현지 진출 시 경쟁력은 충분하다고 LS는 보고 있다.
실제 김형원 LS전선 에너지·시공사업본부장(부사장)은 지난해 10월 기자간담회에서 유럽 시장에 대해 “제조 면에서 월등한 경쟁력이 있지만 해저케이블이 무겁고 특수선으로만 운송할 수 있어 유럽까지 싣고 가는 비용이 판가의 15~20%에 달해 그간 시장 경쟁력을 갖지 못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럽 시장 확대를 위해 LS전선은 자회사인 LS에코에너지를 통한 유럽 내 생산거점 마련을 적극 검토해 왔고 영국을 유력 거점 후보국으로 지목한 바 있다.
LS는 인공지능(AI) 산업 발전 등에 따른 글로벌 전력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사업을 적극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특히 해상풍력 시장의 성장으로 해저케이블 산업이 향후 10년간 연 평균 30% 이상 확대될 것으로 보고 관련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LS전선은 지난해 동해 해저케이블 공장 증설을 마치자마자 추가 증설 계획을 발표해 현재 해저5동 건립을 추진 중이다. 글로벌 생산 거점으로는 미국 해저케이블 공장 건설을 확정했고 LS에코에너지를 통한 베트남 해저케이블 공장 구축도 추진하고 있다.
특히 미국 공장 건설과 관련해선 미국 에너지부로부터 9906만달러(약 1365억원)의 투자세액공제를 받게 돼 사업 추진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LS 측은 기대하고 있다. LS전선은 미국 내 공장 부지와 투자규모 등에 대해 막바지 검토를 진행 중이다.
LS전선은 최근 멕시코 중부 케레타로주 산업단지에 버스덕트 공장을 신설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버스덕트는 전선 대신 쓰이는 금속 배선통이다. 케레타로 공장은 경북 구미, 중국 우시, 베트남 호찌민에 이은 네 번째 버스덕트 생산 거점으로 올해 하반기 착공해 내년 상반기 준공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