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세계한인입양동포대회 개막

15개국서 입양동포 100여명 참가

이기철 청장 “입양인 권리 보호”

“좋아하는 말은 ‘친구’...한국인인 게 자랑스러워요”
2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개막된 2024 세계한인동포입양대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재외동포청 제공]

“한국인 입양인들은 한국인들과 마음 속 깊이 연결돼 있습니다”

2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개막된 2024 세계한인입양동포대회에서 만난 정학(34·스웨덴) 씨는 “저희가 어디에서 자랐건 생긴 것은 한국인이고, 한국과 연결될 수밖에 없다”며 이렇게 말했다.

정학 씨는 생후 2~3개월 때 스웨덴으로 입양됐다. 한국에서 입양된 또 다른 여동생과 양부모님 밑에서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랐지만, 10대 때부터 늘 한국에 관심이 있었다. 대학에서 의학을 전공하다 로스쿨에 진학한 것은 ‘법체계’로 입양에 대해 이해하기 위해서다.

이번 행사에 참가한 입양동포들과 유사한 경험을 공유하는 것은 그에게 큰 의미로 다가왔다. 가장 좋아하는 한국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친구”라고 답한 정학 씨는 “우리 모두는 입양인으로 한국과의 연결고리를 찾고 싶어 한다”며 “주변에 이러한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상대를 찾기가 어려웠는데, 같은 뜻을 함께 하는 친구, 동지들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안정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케이틀린 노베크(37·캐나다) 씨는 어릴 때부터 한국인 입양가족들과의 커뮤니티에서 태권도, 부채춤, 요리 수업에 참여하며 한국 문화를 일찍 접했다. ‘한국인’이라는 자부심을 늘 갖고 있다. 그가 이번 대회에 참가하게 된 이유는 두 자녀의 영향이 컸다. 노베크씨는 “한국인인 것이 자랑스럽다”며 “아이들에게 한국인의 피가 흐르기 때문에 한국 문화와의 연결고리를 갖고 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재외동포청이 주최하는 2024 세계한인입양동포대회에는 15개국에서 온 입양동포와 동반자 100여명이 참가했다. 주제는 ‘연결의 힘: 함께 더 밝은 미래를 향해’다. ▷입양동포와 모국인 한국과의 연결 ▷세계 각지에서 같은 경험을 공유하며 살아온 입양동포 간 연결 ▷다양한 국내외 입양동포단체 간 연결을 통해 ‘글로벌 코리안 네트워크’를 확장하자는 취지다. 24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행사에는 삼성이노베이션뮤지엄 방문, 한국 문화 체험과 입양동포에 대한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포세션 등이 마련됐다.

이기철 재외동포청장은 개회식에서 “여러분의 조국인 대한민국은 절대로 여러분을 잊지 않고 항상 곁에 있다”며 “재외동포청은 우리 재외동포인 입양동포들의 실질적인 권익 신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여러분의 모국인 대한민국은 자랑스러운 나라라는 자긍심을 가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청장은 “외교부·보건복지부와 협력해 입양인시민권법 제정을 측면 지원하고, 국외입양인의 거주 정착과 보호대상 입양인의 모국 정착 지원 등 실질적인 혜택이 가도록 노력하겠다”며 “국제입양에 관한 법률 시행과 헤이그 국제아동입양협약 비준을 통해 입양인의 권리를 적극 보호하겠다”고 밝혔다. 최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