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구리·은·금 랠리 ETF 수익률 고공행진
이상기후 현상에 농산물 지수도 들썩
S&P 골드만삭스 농산물지수 연중 최고치
“곡물→에너지→산업 금속 순 비중 확대”
[헤럴드경제=유혜림 기자] 올 상반기 원자재 시장에서 수급 혼란으로 귀금속 섹터가 급등했다면 하반기엔 농산물이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올 가을께 라니냐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국제 농산물 가격이 급등하면서다. 전문가는 이미 귀금속 가격은 최고점을 찍어 가격 부담이 있는 만큼 올 하반기에는 농산물을 중심으로 원자재 시장에 대응할 것을 조언했다.
28일 코스콤 체크에 따르면 석유를 포함한 금, 구리, 농산물 등 다양한 원자재 가격을 포괄하는 S&P 골드만삭스상품가격지수(GSCI)는 연초 530.49에서 이달 24일 581.69로 올해 들어 8.6%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2.55%) 지수보다 더 큰 폭으로 올랐다. 또 다른 원자재 관련 지수인 블룸버그원자재지수는 지난 20일 533.98까지 올라 2023년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과 구리 가격이 역대 최고가로 뛰면서 지수 수익률을 끌어올렸다.
올 상반기 원자재 시장도 귀금속이 휩쓸고 있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초 이후 원자재 펀드 평균 수익률은 10.33%를 기록했다. 수익률 상위권을 살펴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구리실물 ETF(26.21%) ▷삼성자산운용의 KODEX은선물(H) ETF(22.23%)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KRX금현물 ETF(19.17%) 순으로 높았다. 이 기간 설정액이 가장 많이 늘어난 상품 역시 국내 유일의 금 현물 ETF(ACE KRX금현물·620억원)였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1분기엔 원유 등 에너지 섹터가 원자재 시장을 주도했다면 2분기엔 산업금속과 귀금속, 농산물 등 다른 섹터들도 모두 상승하면서 원자재 지수의 강세를 이끌고 있다”면서 “긴축 종료, 완화 전환 등 통화 정책 기대감에 경기 낙관론까지 맞물리면서 원자재 시장 역시 안전자산과 위험자산 구분 없이 모두 뛰는 ‘에브리싱 랠리(Everything Rally)’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금·유가·구리 랠리 놓친 투자자들에게 농산물 상품을 주목할 것을 조언한다. 올해 가을과 겨울 중 라니냐가 발생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면서다. 라니냐 현상이 나타나면 북미의 강추위, 남미의 가뭄 등을 유발해 곡물 가격이 치솟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밀(소맥), 옥수수, 코코아 등 주요 8개 농산물 선물 가격으로 산출하는 ‘S&P 골드만삭스 농산물지수’는 지난 24일 연중 최고치 수준으로 올랐다. 국제 밀 선물 가격의 경우, 주요 생산지인 러시아 악천후 우려에 작년 7월 이후 1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특히 곡물, 에너지, 산업 금속 순으로 비중을 늘리라는 진단도 나온다. 최진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금의 경우, 경기 회복 국면에서 상대성과가 낮아질 수 있다”면서 “과거 기상이변 국면별 원자재 상품들의 성과가 말해주는 것처럼 라니냐 수혜자인 3대 원자재 섹터는 곡물, 에너지, 산업금속 순으로 비중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