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카카오. 내 인생에 널 만난게 제일 후회된다.”
“카카오톡 먹통 사고는 이달만 세 번째인데요. 카카오는 올해도 또 국정감사에 불려가는 건가요?”
“무능하다는 말 밖엔 안 나옵니다. 이젠 그 말도 그만 하고 싶습니다.”
‘국민 메신저’로 불리는 카카오톡이 이달 들어서만 세 번째 ‘먹통’ 사태를 빚은 가운데, 카카오에 투자한 개미(소액 개인 투자자)들의 볼멘소리가 온라인 공간에서 갈 수록 커지는 모양새다. 역대 최고가 대비 3분의 1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 지점까지 주가가 내려앉은 가운데서도 올 들어 주가가 하락세를 면치 못하면서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오전 8시 30분부터 9시 24분까지 일부 이용자는 카카오톡 PC 버전에서 로그인과 메시지 전송·수신이 되지 않는 불편을 겪었다. 한 시간 가까이 서비스가 멈추면서 소셜미디어(SNS) 엑스(X·옛 트위터) 등에선 ‘아침부터 카톡이 안 된다’며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문제는 이 같은 먹통 사태가 최근 들어 잦아졌다는 점이다.
지난 20일에도 오후 2시 52분께 카카오톡 내부 시스템 오류가 발생하면서 먹통 사태가 벌어졌고, 일주일 전인 지난 13일에도 메시지 수·발신과 PC버전 로그인이 불안정해지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전날 발생한 카카오톡 먹통 사태가 더 큰 비판의 도마 위에 오른 점은 5월 발생했던 앞서 두 차례의 먹통 사태보다 복구 시간이 더 걸렸다는 점이다. 지난 13·20일 오류 당시엔 약 6분 만에 정상 운영됐지만, 이번엔 복구까지 한 시간 가량 소요된 것이다.
카카오는 최근 발생한 일련의 먹통 사태의 이유로 내부 시스템 오류를 꼽았다. 하지만, ‘국민 메신저’라는 수식어에도 불구하고 먹통 사태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카카오 측의 대책 마련 부실에 대한 지적이 나온다. 국내 카카오톡 이용자(월간 활성 이용자)는 올해 1분기 기준 4870만명으로 전 국민(5175만명)의 94% 수준이다. 사실당 모든 국민이 사용하고 있다고 해도 부족함이 없는 수준이다.
카카오 역시 자신들을 향한 질타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에 나서고 있다. 카카오는 “서비스 안전성 강화를 위해 지난해 209억원 이상을 투자했고, 담당 인력도 61명에서 103명으로 늘렸다”면서 “올해 1분기부터는 기술적 조치와 재난 대응 설계를 기반으로 한 첫 자체 데이터센터인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증시에서 카카오를 향한 투심은 싸늘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10시 11분 현재 카카오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0.33% 하락한 4만5800원에 거래 중이다. 카카오 주가는 장 초반 한때 4만5550원까지 내려 앉았다.
전날 종가(4만5950원) 기준으로도 카카오 주가는 5월 들어서만 5.45% 하락했다. 올해로 범위를 넓히면 하락률은 15.38%로 더 커진다.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던 지난 2021년 6월 23일 종가(16만9500원)와 비교하면 72.89%나 하락했다.
증권가에서 카카오 주가의 반등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꼽는 점은 ‘큰손’으로 불리는 외국인 투자자의 이탈세다. 외국인 투자자는 이달 들어서만 전날까지 1385억원 규모의 카카오 주식을 팔아치웠다.
한편, 카카오는 불만 어린 주주들에 대한 유화책도 내놓고 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이사는 지난 9일 ‘2024년 1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대표이사인 저를 포함한 임원의 보상체계에 대해서 주주 이익과 연계될 수 있도록 주가수익률과 연동해 설정하고 주주가치 제고를 우선순위에 두겠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SM엔터테인먼트 시세 조종 의혹, 카카오모빌리티의 매출 분식회계 의혹 등 여러 악재가 터지고 카카오의 주가와 실적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임원들이 성과에 비해 과도한 보수를 받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 데 따른 대응으로 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