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바구니에 10만원?” 카네이션 너무 비싸…이걸로 하면 단돈 3천원! [지구, 뭐래?]
양말목 카네이션 [네이버 블로그]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비쌀텐데, 뭐하러 꽃을 샀어…”

부모님과 스승님 등 어른들에게 평소 표현하지 못했던 감사와 존경을 전하는 5월. 마음을 가장 손쉽게 전할 수 있는 선물이 바로 카네이션이다.

1년 중 카네이션이 가장 많이 팔려야 할 때지만, 예년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풍성한 꽃바구니 하나에 5만원에서 10만원에 이르는 가격이 고물가 시대에 부담이 돼서다.

그렇다고 카네이션을 생략하기 아쉽다면, ‘양말목’으로 만든 카네이션은 어떨까. 저렴한 건 물론 시들지 않고 오래 간직할 수도 있다. 또 몽땅 버릴 뻔한 짜투리 천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친환경 공예로 꼽힌다.

“한 바구니에 10만원?” 카네이션 너무 비싸…이걸로 하면 단돈 3천원! [지구, 뭐래?]
양말목 [네이버 쇼핑]

이 고무줄 모양의 헝겊들이 바로 양말목이다. 이름만 보고 오해하기 쉽지만 양말목은 발목을 감싸는 부분이 아니다. 양말 발가락을 봉제하고 남는 짜투리 헝겊으로, 일종의 산업폐기물이다.

양말을 한 짝 만들 때마다 양말목이 하나씩 반드시 나오니, 이 고무줄 모양의 새 헝겊들이 연간 수백만 개씩 쓰레기통으로 들어갔던 셈이다.

짱짱한 새 헝겊들을 무더기로 버리는 게 아까워, 쓰레기를 줄이려는 사람들 사이에서 양말목을 활용한 친환경 공예가 유행이다. 가로와 세로로 번갈아 짜면 작은 컵받침부터 방석까지 만들 수 있다. 지방자치단체들도 양말목을 적극 활용해 겨울철 가로수를 감싸는 방한용 옷을 입히기도 한다.

카네이션을 만들기도 어렵지 않다. 가슴에 달 수 있는 브로치를 만드는 데는 양말목 15개 정도만 있으면 된다. 난도를 높이면 카네이션이 들어간 꽃바구니, 액자 등도 가능하다. 손수 만드는 정성은 덤이다.

“한 바구니에 10만원?” 카네이션 너무 비싸…이걸로 하면 단돈 3천원! [지구, 뭐래?]
양말목 카네이션 [네이버 블로그]

가격은 생화에 비할 수 없이 저렴하다. 카네이션 한 송이를 만들 만큼 색깔 별로 담은 양말목 키트가 3000~5000원 정도다. 대량으로 구입하면 더 저렴하다. ㎏당 1만원 안팎이다.

반면 카네이션 가격은 갈수록 오르고 있다.한국농수산물유통공사(aT) 화훼유통정보에 따르면 올해 국산 카네이션 1속의 가격은 평균8636원으로 2023년(6138원), 2014년(5685원)보다 각각 40.7%, 51.9% 뛰었다.

카네이션 판매량은 줄어드는 추세다. 지난 1~7일 양재화훼시장에서 국산 카네이션 절화가 3만5118속 거래됐다. 2022년(7만2607속)과 2023년(6만1346속)에 비하면 절반 수준이다. 10년 전인 2014년보다는 80%나 줄었다.

“한 바구니에 10만원?” 카네이션 너무 비싸…이걸로 하면 단돈 3천원! [지구, 뭐래?]
어버이날을 하루 앞둔 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양재동화훼공판장 내 화환상가에 카네이션 꽃다발이 진열되어 있다. 한국농수산물유통공사(aT) 화훼공판장에 따르면 국산 카네이션 거래량은 수요 감소로 인해 전년 동월 대비 37% 감소했으나, 가격은 13.1%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세준 기자

카네이션 조화에 비하면 양말목 카네이션의 진가는 더욱 빛을 발한다. 양말목 카네이션이 쓰레기를 줄이고 새 쓰임을 찾아준다면, 조화 카네이션은 쓰레기 신세를 면하기 어렵다.

조화는 주로 꽃잎과 이파리는 플라스틱으로, 줄기는 금속으로 돼 있다. 여러 소재가 섞여 있고 알록달록 색이 들어간 탓에 재활용할 수 없다. 조화를 버리지 않는다고 해도 중금속과 미세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오염을 피할 수 없다.

이에 지역 어르신들에게 양말목 카네이션을 함께 만들고 선물하는 행사들도 곳곳에서 열리고 있다. 경기 의정부시와 평택시, 강원 강릉시, 경북 울진군 등의 청소년과 공무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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