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봉권 대표, 26일 주총서 사내이사 재선임…임기 2026년 3월까지
작년 당기순익 676억, 전년比 56.1% ↑ …중형 증권사 1위
2020년 취임 후 자기자본 2배…유동성·순자본비율 상승 등 재무건전성 확보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박봉권호(號) 교보증권 3기가 26일 공식 출항을 선언했다. 이날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박 대표에 대한 사내이사 재선인 안건이 가결, ‘3연임’을 확정하면서다. 고금리 리스크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여파로 실적 한파가 불어 닥치며 중소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수장 교체 칼바람이 거세게 분 가운데서도 호실적을 거둔 박 대표는 향후 2년간 교보증권호의 조종간을 더 맡게 됐다. 이제 업계의 관심은 박 대표가 당초 예상보다 빨리 교보증권을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자리에 올려놓을 수 있을 지에 쏠리고 있다.
교보증권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본사에서 개최한 정기주주총회에서 박 대표를 사내이사로 재선임했다. 지난 2020년 처음 교보증권 대표로 선임된 박 대표는 지난 2022년 한 차례 연임에 성공했고, 이날 주총 재선임을 통해 2026년 3월까지 이석기 교보증권 대표와 각자대표 체제로 교보증권을 이끌게 됐다.
박 대표가 3연임이 성공한 데는 지난해 증권업황의 악화 속에서도 전년 대비 개선된 실적을 올린 것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교보증권은 당기순이익(이하 연결기준)에서 전년 대비 56.1% 증가한 676억원을 기록하며 자기자본 2조 미만 중형증권사 중 연간 실적 1위에 올랐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6.1% 증가한 703억원, 매출액도 7.9% 늘어난 3조7430억원이었다.
안정적인 투자를 중시하는 박 대표의 경영 철학이 지난해 교보증권의 실적 개선으로 연결됐다는 평가다. 특히, 채권 위주의 투자를 중심으로 지난 2022년 1458억원 규모의 적자를 기록했던 자기매매(S&T) 부문을 605억원 규모의 흑자로 전환하는 데 성공한 것이 대표적인 성과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PF 관련 충당부채를 쌓으며 전통적인 수익원이었던 투자은행(IB) 부문에서 적자가 발생했지만, S&T 등에서 견조한 실적을 거두며 전체 영업이익을 끌어올린 데서 리스크 관리 능력을 인정받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새 임기를 통해 박 대표가 주력할 사안은 실적 개선을 통한 자기자본 확대와 오는 2029년이 목표인 종투사 자격 취득 시점을 앞당기는 일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종투사 자격 획득을 위해선 자기자본 3조원을 확충해야 한다. 종투사가 되면 헤지펀드를 대상으로 프라임브로커리지(PBS) 사업이 가능해지고 기업대상 신용공여 한도가 100%에서 200%로 늘어나는 등 중소형 증권사란 틀에서 벗어나 성장 속도를 한층 높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게 된다.
지난해 말 기준 교보증권의 자기자본은 1조8773억원으로 박 대표가 선임되기 전인 지난 2019년 말(9609억원)과 비교하면 4년 만에 1.95배 증가했다. 교보증권은 지난 2020년 6월 2000억원, 2023년 8월 2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 자본 확충에 나선 바 있다. 이 기간 교보증권의 유동성비율은 125.6%에서 155.7%로, 순자본비율은 434.9%에서 830.4%로 크게 상승하며 안정적 재무건전성을 확보했다.
올해 교보증권은 ‘기존 사업확대 및 신규 사업 발굴을 통한 성장 가속화’를 위해 ▷스케일업(Scale up, 대형화) ▷리스트럭처링(Restructuring, 재구조화) ▷뉴 비즈니스(New business, 신사업)를 3대 전략방향으로 설정, 안정보다 변화에 무게를 싣고 성장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교보증권 관계자는 “핵심 사업부문인 투자은행(IB), 세일즈앤트레이딩(S&T)과 신성장 부문인 벤처캐피탈(VC), 탄소배출권, 디지털자산 사업 등에 투자해 미래수익 향상에 초점을 맞췄다”며 “이번 주총에서도 소액주주 보통주 1주당 250원, 최대주주 무배당 안건을 결의하는 등 소액주주 주주환원 정책을 꾸준히 실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