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포스코홀딩스의 외국인 주식 보유율이 최근 1년 간 반토막 수준으로 급감한 가운데, 기후위기 해결을 위해 설립된 비영리법인 기후솔루션(SFOC)이 재작년부터 작년까지 최소 15곳의 유럽 소재 기관투자자들이 포스코홀딩스와 그 자회사를 기후 관련 우려로 투자에서 배제한 것이 주요 이유라고 분석하고 나섰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5일 기준 포스코그룹의 지주사 포스코홀딩스의 외국인 지분율은 27.9%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49.79%)보다 약 22%포인트(p)나 감소한 수준이다.
평소 50∼60%대를 유지하던 포스코홀딩스 외국인 지분율은 지난해 3월 처음으로 50%선을 밑돌더니 최근까지 이탈 추세가 가속했다.
이 기간 코스피 시장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중 외국인 투자자 지분율이 20%포인트 넘게 급감한 상장사도 포스코홀딩스가 유일했다.
이와 관련해 기후솔루션은 이날 발간한 보고서에서 포스코홀딩스 외국인 주주 이탈의 배경으로 포스코그룹의 탄소 배출 등 기후 리스크를 꼽았다. 2022∼2023년 포스코홀딩스를 투자에서 배제한 기관은 최소 15곳 이상으로 집계됐다.
예컨대 지난 2022년 덴마크의 단스케방크는 기후에 심각한 영향을 초래하는 화석연료 활동을 이유로 포스코홀딩스와 포스코퓨처엠을 투자에서 배제했다.
환경 파괴 관행과 인권 문제와 관련해선 포스코와 포스코인터내셔널을 배제했고, 온실가스 배출 등과 관련해선 포스코스틸리온에도 같은 조치를 내렸다.
가장 최근 사례는 글로벌 자산운용사 로베코다. 1929년 설립된 로베코는 지난해 말 기준 운용자산이 1810억유로(262조원)에 달하는 네덜란드 최대 규모 운용사다.
기후솔루션에 따르면 로베코는 포스코홀딩스에 대해 기후 기준에 미달했다는 이유로, 포스코와 상장법인 5개사(포스코홀딩스, 포스코DX, 포스코퓨처엠, 포스코인터내셔널, 포스코스틸리온)는 석탄 화력 발전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는 이유로 올해 관련 펀드 내 투자 배제 리스트에 추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기후솔루션은 보고서에서 “투자 회수(divestment)나 투자 배제(exclusion)는 주주의 적극적 관여에도 불구하고 추가 투자를 할 수 없을 정도로 투자자가 중요시하는 가치와 기업의 가치가 부합하지 못하는 경우를 위한 최후의 수단”이라며 “포스코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했지만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한 신뢰할 수 있고 달성 가능한 단기목표나 로드맵을 공개한 바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오는 21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포스코홀딩스의 신임 최고경영자(CEO)와 이사회가 선임되는 것을 계기로 회사 측에 탈탄소 경제에 맞춰 비즈니스 모델을 재점검하고 탄소중립 로드맵을 설정할 것을 촉구했다.
장유팅 기후솔루션 연구원은 “기후 문제가 잦은 재난 등으로 실제 나타나면서 책임 투자를 중시하는 투자자들은 꾸준히 기후 관련 조건을 강화해 가고 있다”며 “글로벌 금융업계에서 기후는 ESG의 하위개념이 아니라 금융 안정성과 회복 탄력성에 영향을 미치는 보다 중요한 요소라는 인식이 자리 잡아가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