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삼성전자도 40살은 돼야 연봉 1억원이라는데.”
개인 차가 있지만 통상 삼성전자도 연봉 1억원 수준이 되려면 40대는 돼야 하는 걸로 알려졌다.
그런데 삼성그룹 계열사 중 삼성전자보다 더 젊은 나이에 연봉 1억원 수준을 받는 곳이 있다. 그것도 상당히 젊다.
삼성 계열사 중 막내급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바)의 지난 해 직원 평균 연봉이 1억원을 기록했다. 눈에 띄는 건 직원 평균 연령. 삼바 직원의 평균 연령은 30.4세다. 연봉 1억도 부럽지만 만 30세에 연봉 1억은 삼성전자도 못 따라갈 속도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지난 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 해 직원 4550명에게 총 4516억원을 급여로 지급했다. 이를 1인당 평균 급여액으로 환산해보면 9900만원이다.
삼바는 2022년 1인당 9200만원의 급여를 지급했는데 지난해 이보다 7.6% 증가한 9900만원을 지급했다.
특이할 점은 직원들 평균 연령이다. 회사가 밝힌 직원 평균 연령은 30.4세. 대학 졸업 후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나이라 해도 무방하다.
40대 직장인 A씨는 “직장생활 10년차 차장인 나는 아직 연봉 1억 근처에도 못 갔다”며 “연봉 1억은 샐러리맨들에게는 상징적인 금액인데 30세에 벌써 1억이라니 부럽기만 하다”고 말했다.
연봉 1억은 삼성 계열사 맏형격인 삼성전자에서도 30세 중반 이후에나 가능하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지난달 제출된 삼성전자 별도 기준 감사보고서를 토대로 삼성전자 직원 1인당 연간 평균 급여가 1억2000만원 수준이라고 했다. 삼성전자 전체 직원 수는 지난해 반기보고서를 기준으로 12만1000여명이다.
다만 직급별 차이가 있다. 보통 사원 평균 연봉이 4000만원, 대리가 8000만원, 그리고 과장 정도가 되면 1억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도 10년 이상 일해야 다는 과장급은 돼야 연봉 1억을 받는데 삼바는 이보다 10년이나 빨리 연봉 1억을 받는 셈이다. 삼바의 평균 근속연수는 4~5년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라고 해도 사업부, 담당 업무, 성과에 따라 같은 직급이라도 받는 연봉은 각자 다르다”며 “그럼에도 평균 연령 30세에 연봉 1억은 분명 빠른 편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삼바는 지난 2011년 설립 초기부터 꾸준하게 신입사원을 채용해 왔다. 바이오가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신사업으로 주목받으며 대학을 졸업한 젊은 인재들이 많은 지원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바 관계자는 “회사 연혁이 오래되지 않은 만큼 지원직군 뿐 아니라 공정직, 연구직 모두 젊은 조직”이라며 “2~3년 전까지만 해도 회사 평균 연령은 20대 후반이었다”고 말했다.
삼바가 이렇게 직원들에게 좋은 대우를 할 수 있는 배경에는 설립 이후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는 좋은 실적 덕분이다.
회사는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분야를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과감한 투자로 매년 매출과 영업이익을 최대치로 경신 중이다. 지난 해에는 3조7000억 매출에 업계 첫 영업이익 1조를 돌파했다. 삼바는 올해 4조 매출에, 1조30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