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마트 수입과일 지원책 강화
3월 ‘제로관세’ 오렌지의 귀환까지
상반기 수입과일 전성시대 기대감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이르면 3월부터 대형마트에서 ‘1000원 오렌지’, ‘3000원 바나나’를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이다. 고물가 속에서 정부가 수입과일 지원을 강화했기 때문이다. 관세 부담 인하로 매입가가 낮아지는 만큼 마트의 할인 행사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전날 정부는 부총리 주재 물가안정 관련 간담회에서 내달 말까지 수입업체에 과일 관세 인하 물량 2만t(톤)을 추가 배정하고 마트 직수입을 허용하기로 했다. 이 조치로 관세 인하분이 원가에 본격 반영되면 마트 사이에서 저가 경쟁이 붙을 수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더 저렴하게 수입과일을 구입할 수 있게 된다.
사과, 배 등 국내 과일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자 정부는 올해 역대 최고 수준 수입과일 관세 면제·인하를 통해 상반기 중 30만t을 도입하겠다고 지난달 발표했다. 정부의 관세 인하 품목 과일(신선 기준)은 바나나, 파인애플, 망고, 자몽, 아보카도, 오렌지 등 총 6종이다.
이번 조치는 여기에 더해 정부가 확실하게 마트로 가는 수입과일 물량을 보장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신선과일은 마트 구입율이 높아 소비자들의 체감 물가가 높은 품목”이라며 “소비자가 가격 인하를 피부로 느낄 수 있게끔 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마트는 매대 확대와 행사로 가격 인하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규모의 경제’ 차원에서 매입력이 큰 마트 쪽에는 연쇄적인 동반 효과가 있을 것”이라면서 “다만 유통사 입장에서도 물류와 상품 작업비 증가분까지 고려해서 가격 측정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렇다면 가격은 얼마나 더 내려갈까. 이마트의 경우 지난달 할당관세 인하 및 자체 할인 행사를 통해 미국산 네이블 오렌지(특)를 개당 1280원에 판매했다. 그 결과 지난달 행사 기간 닷새 동안 이마트 오렌지는 전년 대비 매출이 20배 가까이 늘었다. 미국산 오렌지는 3월부터 계절관세 면제로 0%가 될 예정이다. 가격 인하 요인이 더욱 크기 때문에 1000원 오렌지도 가능하다. 33%를 낮춰 2480원씩 팔았던 자몽(이스라엘산, 미국산)도 저렴해질 전망이다.
다만 면세 인하 물량과 마트별 주력 품목은 다를 가능성이 있다. 지난달 홈플러스는 수입과일 할인 행사를 통해 멤버십 회원 대상 송이당 2990원에 바나나를 판매하는 전략을 선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