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총 442곳, 7만m 길이

폭설에 효과 만점 ‘도로 열선’ 크게 늘었다
열선이 설치된 서울 중구 한 이면도로에 눈이 쌓인 모습. 열선 위로 눈이 녹은 것이 확연히 구분된다. [중구 제공]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이상기후에 따른 겨울철 잦아진 폭설에 도로 열선이 제설과 그에 따른 사고 예방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20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시 예산으로 설치한 도로 열선은 총 442곳에 달한다. 열선이 설치된 도로를 모두 합하면 6만9643m다.

지난 2014년 은평구 은평터널로 335m 구간에 처음 설치된 뒤 제설 효과가 입증되면서 2022년 146곳, 2023년 183곳이 추가되는 등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여기에 각 자치구마다 자체 예산으로 설치한 도로 열선까지 포함하면 도로 열선 설치 규모는 더 커진다.

서울시는 경사도, 그늘 등 지형적 특성을 가장 크게 고려해 열선을 설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치구별로는 강남구가 56곳으로 가장 많고, 길이로는 성동구가 약 6800m로 가장 길었다. 단일 도로 열선 가운데 가장 긴 곳은 관악구의 관악로30길 일부 구간으로 700m에 달한다.

폭설에 효과 만점 ‘도로 열선’ 크게 늘었다

열선은 도로 포장면 아래 설치한 발열체에 전기를 통하게 해 도로의 온도가 섭씨 2~3도가 되도록 함으로써 쌓인 눈과 얼음을 녹이는 장치다.

기온이 내려가고 눈이 쌓이는 것을 감지하면 자동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인력과 장비를 들여 일일이 제설제를 살포하는 것보다 즉각적으로 대처가 가능하다. 또 갑작스럽게 폭설이 내리면 노즐 입구가 막히는 등 돌발상황으로 제기능을 못할 수 있는 자동 염수분사장치에 비해 안정적이다. 화학물질인 제설제로 인한 환경적 악영향을 걱정할 필요가 없는 것도 큰 장점이다.

문제는 비용이다. 열선을 100m 설치하는 데 평균 1억원이 소요된다고 서울시 관계자는 설명했다. 자동 염수분사장치의 2배 이상이다.

여기에 전기비와 통신비 등 100m를 관리하는데 들어가는 평균 비용은 연간 360만원에 달한다. 왕복 2차선 도로에 열선을 200m 설치할 경우 일시에 4억원이 소요되는 것은 물론 매년 1500만원 가량의 비용이 계속 발생하는 것이다. 고장이라도 날 경우 수리·교체에 들어가는 비용과 그에 따른 교통 불편도 감안해야 한다.

게다가 강추위가 닥치면 눈을 녹이기 위해 더 많은 전기가 필요하기 때문에 관리비용은 더 커진다. 한파와 폭설이 잦아지는 기후변화로 인한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것이다.

하지만 제설 효과가 좋은데다 주민들의 만족도도 높은 만큼 서울시는 계속 열선을 설치할 계획이다.

각 자치구들도 적극적이다. 중구는 급경사지가 많은 다산동에 10개 열선을 설치한 것을 비롯해 지난해에만 22개의 열선을 깔았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가장 많다.

양천구 역시 지난해 12월 목동중앙북로 일부 구간 등 총 5곳에 788m의 열선을 설치하며 적극 나섰다. 양천구는 올해 안에 열선을 5곳 더 구축할 계획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