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 봄동, 가장 아삭하고 달아
배추보다 베타카로틴·칼슘 풍부
[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 “고기보다 맛있네!”
방송인 강호동이 과거 ‘1박2일’ 예능 프로그램에서 던진 말이다. 그가 새콤달콤한 봄동 겉절이 비빔밥을 먹고 감탄한 일화는 꽤 유명하다. 고기 애호가 강호동의 입맛을 다름 아닌 채소 봄동이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봄동은 한겨울의 끝자락에서 가장 먼저 봄 내음을 풍기는 채소다. 1월부터 3월까지가 제철이다. 이때 먹는 봄동은 가장 아삭하면서 고소한 맛을 낸다. 특히 설이 지나면 더 맛있어진다.
봄을 기다리며 먹기 때문에 ‘한겨울의 꽃’으로 불리기도 한다. 얼핏 보면 배추와 닮았으나, 일반 배추와 달리 속이 꽉 차 있지 않고 잎이 ‘꽃’처럼 퍼져있다. 배추보다 잎도 작다.
겨울철 면역력 유지에 좋은 영양소도 많다. 우리 몸에서 비타민A로 전환되는 베타카로틴과 칼슘, 비타민C 등이 일반 배추보다 2~6배 이상 많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영양성분 자료에 따르면 100g 기준 베타카로틴은 배추가 145㎍, 봄동은 이보다 6배 이상인 926㎍에 이른다. 칼슘 함량 역시 배추는 53㎎, 봄동은 101㎎으로 2배 많다.
봄동으로 유명한 지역은 전남 진도군이다. 진도는 지난 1990년대 봄동의 상업적 재배를 시작했다. ‘진도 봄동’이란 말이 퍼질 정도로 진도는 현재 우리나라 봄동의 주산지다. 전남 진도군농업기술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진도군 내 200여 농가가 120㏊(헥타르)에서 연간 4500t(톤)의 봄동을 생산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제32회 전국으뜸농산물한마당대회’에서 농림축산식품부장관상인 대상을 수상하며 그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박성진 진도군농업기술센터 원예특작팀장은 “진도는 해풍이 계속 불어오기 때문에 한겨울에도 봄동이 얼지 않고 느리게 자라도록 만든다”며 “단맛과 부드러운 식감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제철인 봄동의 아삭한 매력을 최대한 즐기려면 겉절이가 으뜸이다. 일반 배추처럼 소금에 절이지 않고 바로 양념에 버무려 만든다. 끼니마다 조금씩 만들어 먹으면 더 맛있다. 참기름을 뿌리면 맛과 영양소가 더해진다. 봄동의 대표 영양소인 베타카로틴은 기름과 함께 섭취할 때 흡수율도 높다. 아삭한 봄동 겉절이를 밥에 넣고 부드러운 계란후라이를 올려 먹어도 별미다. 강호동이 먹었던 바로 그 ‘봄동 겉절이 비빔밥’이다.
봄동은 달큰한 맛도 있어 밀가루 반죽을 입힌 전으로 부치거나, 된장국에 넣어도 맛이 잘 어울린다. 박성진 팀장은 “진도에서는 봄동 된장국으로 입춘(立春)을 맞이한다”며 “식감이 부드러워 된장국 등으로 요리하면 구수하고 향이 진하다”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