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매출 40% 차지…타격 불보듯

셰일가스ㆍ석유화학ㆍ배관망사업

원가 절감ㆍ사업 신규 발굴로 극복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경유택시 도입으로 타격을 받게 된 액화석유가스(LPG)업계가 셰일가스ㆍ석유화학ㆍ배관망 사업 등 ‘3박자 신성장동력’ 발굴을 통한 위기 탈출에 나서고 있다. 그동안 LPG 충전소의 매출 중 40%를 택시 연료가 차지할 정도로 택시에 의존해왔던 LPG업계가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해야만 하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13일 업계 등에 따르면 ‘택시운송사업의 발전에 관한 법률안(이하 택시발전법)’이 작년말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국토교통부는 2015년 9월부터 경유택시에 대해서도 화물차나 버스 수준의 유가보조금(ℓ당 345.54원)을 지급할 방침이다.

아직 1년 8개월이라는 유예 기간이 남았지만, 향후 경유택시의 시장이 확대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ℓ당 221.36원의 유가보조금을 앞세워 택시 연료 시장에서 우월적 위치를 점유해 온 LPG업계에는 비상이 걸렸다.

이에 따라 LPG업계는 가격을 낮추기 위해 셰일가스 수입 등 원료 공급처를 다변화하는데 사활을 걸고 있다. 미국산 셰일가스 기반의 LPG는 중동산 LPG에 비해 운송비가 비싸지만 가격은 10% 이상 저렴하다. 업계는 사우디 국영 석유업체 아람코가 독점하고 있는 중동산 LPG 의존도를 낮추고, 가격도 낮추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LPG 수입업체 중 E1은 미국 가스 생산업체인 엔터프라이즈사와 셰일가스 수입 계약을 맺고 올해부터 분기당 4만5000t씩 연 18만t을 들여오기로 했다. 국내 최대 수입업체 SK가스도 2015∼2016년 북미 셰일가스 기반 LPG 36만t을 구입할 예정이다.

LPG를 원료로 석유화학 분야에 진출하는 업체도 있다. SK가스는 오는 5월 울산에 LPG를 원료로 프로필렌을 생산하는 PDH(Propane Dehydrogenation) 공장 착공에 들어간다. 투자 규모는 약 1조원이다. 이를 위해 SK가스는 지난해 3월 석유화학공정 기술업체인 미국 럼머스(Lummus)와 PDH(Propane Dehydrogenation) 공정기술 계약을 체결했다

또 도시가스가 공급되지 않는 농어촌 지역에 마을 단위 LPG 탱크와 배관망을 설치해 도시가스처럼 배관으로 LPG를 공급하는 사업도 최근 시작했다. 도시가스의 사각지대를 노리겠다는 것이다.

대한LPG협회와 한국LPG산업협회는 현재 충남 천안 삼곡마을에 2.9t 규모의 LPG탱크 1기와 총연장 1.7㎞의 배관을 설치하고 ‘마을단위 LPG 배관망’ 시범 사업을 진행 중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내년부터 도(道)당 1개씩 모두 9개 농어촌 마을을 선정, 마을당 3억원씩 총 27억원을 투입해 LPG 배관망 구축을 지원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셰일가스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고, 에너지 관련 사업을 신규 발굴하는 ‘투 트랙 전략’으로 경유택시로 인한 손실을 메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