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방 당국자 “北 우주 위협 지켜보며 계획 수립중”

北, 올해 3개 정찰위성 추가 발사 예고…예산도 늘려

北 정찰위성 해상도 낮지만 러 협력 통해 진화 가능성

여전히 베일 싸인 北 군사정찰위성…美 “전쟁 능력 주시”[신대원의 軍플릭스]
북한이 지난해 11월 발사한 뒤 성공적으로 임무를 수행중이라고 주장하는 군사정찰위성 ‘만리경 1호’가 여전히 베일 속에 싸인 가운데 미 국방부 당국자가 이를 예의주시중이라고 밝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만리경 1호 발사를 위해 기립중인 북한 위성발사체 ‘천리마1형’. [평양 노동신문=뉴스1]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이 지난해 11월 발사한 뒤 성공적으로 임무를 수행 중이라고 주장하는 군사정찰위성 ‘만리경 1호’가 여전히 베일 속에 싸여있다.

한국을 비롯한 다른 국가도 통상 민간위성 촬영 사진조차 안보와 보안 등을 이유로 공개를 제한적으로 한다는 점에서 북한의 군사정찰위성의 성능을 파악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미국 국방부 고위당국자가 북한의 군사정찰위성과 관련해 예의주시중이라고 밝혀 다시 한번 관심을 모으고 있다.

존 플럼 미 국방부 우주정책담당 차관보는 17일(현지시간) “북한이 우주에서 위협이 된다는 관점에서 그들의 전쟁 수행 능력을 가능하게 하는 지점이 있는지 여부에 대해 진지하게 지켜보고 있다”며 “이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대부분 나라들이 우주 접근을 추구하고 있다”면서 “그런 차원에서 단지 위성 자체가 위협에 해당하는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말했다.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만리경 1호를 위협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비롯한 다양한 핵투발 수단을 사용하기 위한 감시정찰 목적으로 활용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북한이 지난해 5월과 8월 두 차례 실패 뒤 11월 21일 세 번째 시도 만에 우주발사체 ‘천리마 1형’에 탑재해 발사에 성공한 만리경 1호는 길이 1.3m, 무게 300㎏가량으로 알려졌다.

외부 형상을 보면 4개의 전개형 태양전지 패널과 2개의 정밀한 자세 조정을 위한 센서, 그리고 주기적으로 궤도를 제어하기 위한 추력기 등을 장착한 것으로 보인다.

군사정찰위성으로서 가장 중요한 해상도는 3m 안팎으로 추정된다.

이는 우리 군이 지난해 12월 2일 발사해 우주궤도에 안착시킨 첫 군사정찰위성이 지상 30㎝ 크기의 물체를 식별할 수 있는 0.3m 수준인 것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

여전히 베일 싸인 北 군사정찰위성…美 “전쟁 능력 주시”[신대원의 軍플릭스]
북한이 지난해 11월 발사한 뒤 성공적으로 임무를 수행중이라고 주장하는 군사정찰위성 ‘만리경 1호’가 여전히 베일 속에 싸인 가운데 미 국방부 당국자가 이를 예의주시중이라고 밝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북한이 만리경 1호 발사 성공을 축하하기 위해 제작한 선전화. [평양 노동신문=뉴스1]

다만 북한의 군사정찰위성은 항공기와 미사일 등의 종류까지 식별하긴 어렵지만 특정 군사시설과 시설 내 일반적인 활동 수준은 파악이 가능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더욱이 심각한 것은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기술이 시간이 흐를수록 점차 진화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점이다.

북한은 만리경 1호 발사 성공 이후 신형 고체연료 ICBM 화성-18형 등 핵투발 수단을 ‘만리를 때리는 강력한 주먹’으로, 만리경-1호는 ‘만리를 시야에 둔 조준경’으로 표현하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정찰위성 운영을 담당하는 평양종합관제소를 수차례 찾아 보고를 받는 등 군사정찰위성을 직접 챙기고 있다.

북한은 이미 지난해 연말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올해 중으로 3개의 군사정찰위성 추가 발사를 예고하면서 국가적 차원에서 우주과학기술 발전을 위해 전폭적인 지원을 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이에 따라 지난 15일 열린 우리의 국회격인 최고인민회의에서는 올해부터 과학기술발전사업비를 인민경제사업비에서 분리시켜 국가예산지출의 독자적인 항목으로 설정하고 전년 대비 10% 가까이 증액하기도 했다.

특히 한미는 우주강국 러시아가 북한에 관련 기술을 이전할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만리경 1호 발사가 김 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간 북러정상회담이 열린 지 두달여 만에 이뤄진 만큼 이번엔 러시아의 기술이 북한에 들어갔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9월 13일(현지시간) 러시아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김 위원장을 만나기 직전 북한의 위성 개발을 도울 생각이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래서 우리가 이곳에 온 것”이라면서 “김 위원장은 로켓 기술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미묘한 여운을 남긴 바 있다.

각각 핵·탄도미사일 개발 및 도발과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국제사회에서 제재와 압박을 받으며 고립무원 신세에 놓인 북한과 러시아는 밀월관계를 유지하는 가운데 무기거래 의혹마저 사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