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하이브리드 등 302만여대 판매 신기록

12월 해외 판매 219%↑…유럽 공략 가속

현대차그룹도 전기차 대중화 박차·모델 다변화

中 BYD의 쾌속 질주…‘친환경차 판매’ 신기록에 테슬라도 긴장 [여車저車]
지난달 열린 ‘제40회 태국 국제 모터 엑스포’에 참가한 BYD 전시관 [BYD 제공]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중국의 BYD가 지난해 302만여대의 친환경차를 판매하며, 목표치였던 300만대 돌파에 성공했다. 중국 전기차 기업들이 자국 시장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 본격 침투하면서 ‘전기차 선두주자’인 테슬라를 비롯해 현대차그룹·폭스바겐그룹 등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업체들도 긴장하는 분위기다.

2일 업계에 따르면 BYD는 지난해 전기차(BEV) 157만4822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143만8084대, 전기버스 등 상용차 1만1511대 등 총 302만4417대의 친환경차를 판매했다. 이는 2022년 대비 62.3% 증가한 수치다.

특히 BYD는 지난달 전년 대비 45.4% 증가한 34만1043대의 차량을 판매했다. 올해 판매 목표치인 300만대 달성을 위해 지난해 11월부터 5개 모델에 대해 최대 1만8000위안(약 330만원)을 할인하는 등 공격적인 가격 정책을 시행한 덕분이다.

해외 판매량도 급증했다. 지난해 12월 해외 시장에서 3만6095대의 친환경차를 판매, 전년 동월보다 218.9% 성장했다. 지난해 연간 해외 판매량은 24만대를 넘었다. 전체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아직은 적지만, 유럽을 중심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BYD는 지난해 초 유럽 자동차 제조의 중심지인 독일에 전기차 3개 모델을 출시한 데 이어 독일, 노르웨이, 스웨덴에 대리점을 열었다. 최근에는 헝가리에 유럽 최초의 배터리 자동차 생산 시설을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BYD가 전기차 판매에서 테슬라를 제쳤을지 주목하고 있다. 4분기 BYD의 BEV 판매량은 52만6409대로, 2022년 같은 기간 대비 60% 증가했다. 테슬라는 아직 지난해 최종 실적 발표를 하지 않은 상황이지만, 블룸버그통신 집계에 따르면 같은 기간 테슬라는 약 48만3200대를 판매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현대차그룹도 BYD의 성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현대차·기아의 지난해 전기차 판매 목표는 각각 33만대, 25만8000대 수준이었다. 두 회사가 목표량을 달성한다고 해도 BYD 전기차 판매량(157만4822대)과는 격차가 있다는 평가다. 지난해 11월까지 현대차의 전기차 판매량은 26만4329대, 기아는 20만 6667대를 판매했다.

현대차·기아는 그동안 고가의 플래그십 전기차를 주로 판매한 반면, BYD는 저가 차량을 중심으로 대중화에 집중해 온 덕분으로 풀이된다. 또 중국 정부의 막강한 전기차 지원책도 자국 시장 확대에 주효했다.

이에 현대차·기아도 2030년까지 순차적으로 전기차 볼륨 확대를 추진, 시장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겠다는 포부다. 현대차는 중장기적으로 2026년 94만대, 2030년 200만대 판매가 목표다. 2030년까지 제네시스를 포함해 18개 전기차 모델을 갖추고, 10% 이상의 전기차 수익성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기아는 올해 소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인 ‘EV3’와 준중형 전기 세단 ‘EV4’를 출시, 43만6000대의 전기차를 판매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어 2025년 73만5000대, 2026년 100만5000대, 2030년 160만대 수준으로 연간 판매를 확대한다. 2027년까지는 15개 전기차 라인업을 구축한다.

전기차 원가 경쟁력을 위해 배터리 내부 역량 확보에도 집중하고 있다. 배터리 시스템 및 설계, 안전 신뢰성 및 성능 개발, 차세대 배터리 선행 개발 등을 담당하는 개발 전문 조직을 구성했다. 2025년경에는 셀·시스템 업체와 공동 개발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신흥 지역에 출시하는 엔트리 모델에 탑재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2032년까지 현대차는 배터리 연구개발 및 운영 등에 9조5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