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하락 임박 기대…채권 매력도 올라간다
채권전문가 과반, 다음달 시장금리 하락 예측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금리 고점이 임박하고, 금리가 곧 떨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면서 채권 투자 매력도 일부 상승하고 있다. 채권은 금리가 낮아질 때 가격이 상승한다. 실제로 ‘대한민국 부자들’은 이미 채권 투자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간한 '2023 한국 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 대상자 중 일부는 금리가 고점이라고 판단될 때 채권 투자를 확대한다는 계획이었다. 여기서 말하는 부자는 지난해 말 기준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을 말한다.
개인심층인터뷰 결과에선 향후 ‘주식’과 ‘채권’ 투자를 계획한다는 응답이 많았다. 특히 ‘채권’은 금리가 하락하면 가격이 상승하기 때문에 금리가 고점이라고 판단될 때 투자금액을 늘릴 계획을 가진 경우가 많았다.
채권은 만기와 수익률이 보장된 상품이다. 즉, 금리가 내려가면 채권의 고정된 수익률이 빛을 발하고, 가격이 오른다.
실제로 채권전문가 과반이 다음 달 시장금리 하락을 예측했다. 금융투자협회는 '2024년 1월 채권시장지표'에서 이 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13∼18일 채권 보유 및 운용 관련 종사자 100명의 응답을 분석한 것이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내년 1월에 금리가 하락할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58%로, 전월(30%)보다 크게 증가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점도표를 통해 내년 기준금리 인하를 3회 실시할 가능성을 시사하자 금리하락을 예상하는 응답자도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1월에 금리가 상승할 것으로 보는 응답자 비율은 전월(13%)보다 5%포인트 감소한 8%에 불과했다.
이미 개인 채권 직접투자는 최근 2년 사이 크게 늘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 개인투자자가 직접 투자한 채권의 평가 잔액은 45조8000억원으로 2021년 말(23조6000억원) 대비 약 2배 증가했다.
올해 직접 투자한 채권 내역을 살펴보면 국내채권 장외거래(83.5%)가 많았으며, 해외채권 장외거래(8.3%), 국내채권 장내거래(8.2%) 등 순이었다. 그간 채권 장외거래는 자산유동화전자사채(ABSTB)의 거래 비중이 컸으나 최근 장기물·국채 위주로 거래가 증가했다. 장기물 거래 비중은 2021년 3.4%에서 올해 5월 말 기준 18.1%로, 국채 거래 비중은 같은 기간 0.6%에서 22.2%로 각각 늘어났다.
금감원은 최근 채권금리 급등 및 변동성 확대, 주식시장 약세 등으로 채권 투자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했다.
금감원은 개인투자자들의 채권 직접 투자가 급증함에 따라 채권 투자위험 및 거래비용 등을 명확히 이해할 수 있도록 증권사 영업 관행을 개선했다고 밝혔다.
개선안에 따르면 증권사는 개인투자자에게 채권 판매 시 거래가격 적정성을 판단하기 위한 채권 민평금리(민간 채권 평가사들이 매긴 금리 평균)나 가격, 거래비용 등 정보를 상세히 제공해야 한다.
만기가 긴 채권일수록 채권가격이 시장금리 변동에 민감하게 변동한다는 사실도 고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