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먹고 교통비…소비가 사람을 행복하게 하지 못해”
소득 5분위 월소비 492만원
1분위는 3분기에도 적자살림, 월평균 33만원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지난 16일 MBC ‘놀면 뭐하니’에서 방송된 배우 김석훈씨의 검소한 소비 생활이 화제가 되고 있다.
김씨는 이날 방송에 출연, 한달 생활비를 묻는 질문에 100만원 이내라고 답했다. 김씨는 “밥 먹고 교통비하고 가끔 운동하고 이런거”라며 “우리가 옷을 보면 다 사고 싶다고 생각하는데 소비가 사람을 행복하게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가 뭔가를 산다고 할 때 행복한 건 잠시”라며 “한 시간, 한 달, 1년이지 그 소비가 사람을 (궁극적으로) 행복하게 해주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패스트패션이라고 옷을 많이 사고 버리는 문화가 있다”며 “백화점에 가서 옷을 샀는데 잠깐이더라. 집에 가면 비슷한 게 또 있고 해서 (소비에) 큰 보람을 느끼지 않는다”고 했다.
김씨의 소비 규모는 우리나라 최하위 소득계층의 지출 수준을 하회하는 수준이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23년 3분기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3분기 소득 1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비지출은 123만7000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0.7% 감소했다. 특히 가정용품·가사서비스(-19.7%), 교육(-13.9%), 통신(-10.4%), 교통(-8.1%), 주류·담배(-7.2%) 등에서 지출을 줄였다. 소득 5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비지출은 492만2000원으로 6.5% 뛰었다. 오락·문화(28.7%), 교육(19.4%), 주거·수도·광열(15.0%) 등에서 지출을 크게 늘렸다.
소비지출 비중을 살펴보면 1분위 가구는 식료품·비주류음료(23.0%), 주거·수도·광열(17.5%), 음식·숙박(12.8%) 순이다. 5분위 가구는 음식·숙박이 15.5%로 가장 컸고 이어 교육(13.7%), 교통(12.7%) 순으로 뒤를 이었다.
소득보다 지출이 큰 1분위 가구는 월평균 33만원 적자 살림을 했다. 처분가능소득 대비 적자액은 36.4%다. 5분위 가구는 같은 기간 339만7000원의 흑자를 냈다. 처분가능소득 대비 흑자율은 40.8%였다.
3분기 1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12만2000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0.7% 감소했다. 근로소득(-9.2%)과 사업소득(-12.7%)이 모두 줄었다. 통계청은 7월부터 집중호우가 쏟아지는 등 날씨 탓이 컸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건설업 등에서 일하는 임시·일용직의 근로소득이 줄었고 1분위 자영업자 가운데 비중이 큰 농가의 소득이 줄어 사업소득도 감소했다는 것이다.
1분위 가구는 지난 2분기에도 소득이 작년 동기 대비 0.7% 감소했다. 1분위 가구 소득이 2개 분기 연속 감소세를 보인 것은 2018년 1∼4분기 이후 처음이다.
반면 소득 5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084만3000원으로 4.1% 증가했다. 4분위도 5.0% 늘었다. 3분위와 2분위의 소득 증가율은 각각 2.3%, 0.3%였다. 1분위를 제외한 나머지 가구에서 모두 소득이 작년 3분기보다 증가했으며 특히 고소득층인 4∼5분위 가구에서 증가율이 높았던 셈이다.
전체 소득에서 세금과 연금, 사회보험료 등을 뺀 처분가능소득 측면에서도 1분위와 5분위 간 격차는 벌어졌다. 1분위 가구의 처분가능소득은 90만7000원으로 작년 3분기보다 0.6% 증가했고, 5분위 가구의 처분가능소득은 831만9000원으로 3.1% 늘어 1분위보다 증가율이 5배 이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