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연구원 보고서…“대응책 필요”

“이-팔전쟁에 이란 참전시 유가 150달러 육박…화학 등 직격탄”
이스라엘군이 7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지상 작전을 벌이는 사진을 공개했다. 이스라엘 국방부는 자국 군대가 "가자시티 심장부에 들어와 있다"고 밝혔다. [연합]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의 무력 분쟁에 이란이 참전할 경우, 국제유가가 배럴당 150달러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유가 상승으로 인한 충격이 큰 산업으로 화학, 석유정제, 1차 금속산업이 지목됐다.

산업연구원은 8일 발간한 '이·팔 전쟁으로 인한 유가 변동 가능성과 국내 산업 영향 및 시사점' 보고서에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과거의 중동 지역 전쟁이 높은 유가 상승을 동반했으며, 이번 분쟁이 확산할 경우 유가가 최고 150달러 수준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글로벌 원유 공급의 가장 중요한 해상로인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이란의 참전이 중요한 요인으로 꼽혔다.

연구원은 이번 이·팔 분쟁의 추이를 세 가지 시나리오로 제시하면서 세계은행(WB)과 해외기관의 분석을 토대로 유가에 미치는 영향을 전망했다.

첫째로 가자지구 내에서 전쟁이 심화하다 종료되는 경우는 양국이 원유 생산국이 아니기 때문에 국제유가가 최소 3달러 이상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두 번째로 이스라엘과 국경을 접한 레바논과 시리아가 전쟁에 가담하는 국지적 확산의 경우 유가는 8달러에서 최대 31달러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마지막으로 이란이 전쟁에 개입하고 이스라엘이 하마스 전멸을 명분으로 군사 작전을 확대하는 등 전면전 상황으로 치달을 경우 국제유가는 급등해 150달러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보고서는 이어 올해 1분기 기준 한국의 대(對)중동 원유 수입 비중이 70.2%를 기록하는 등 중동지역에서의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만큼 정부 차원의 면밀한 모니터링과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유가 상승은 원재료와 중간재 수입 물가를 상승시켜 기업의 비용 상승을 견인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특히 유가 상승으로 인한 충격이 큰 산업으로 화학, 석유정제, 1차 금속산업을 지목했다.

이들 산업은 후방산업에 가까워 다른 산업의 비용에 전가되기 쉽기 때문에 유가 변화에 민감한 산업에 맞춤형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보고서는 제언했다.

이소라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유가 급등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원유 관세 인하, 정부의 전략적 비축유 방출 등 유가 안정을 위한 기민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