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멤버와 계약 이전이라는 사실 부각
업계 “멤버 동의 구해 이사회 결의 발표했을 것”
[헤럴드경제=윤호 기자] 하이브가 방탄소년단(BTS)과 군 제대 이후인 2025년 활동 재계약 방침을 조기 발표했지만 주가는 급락했다. 투자자들 사이 아직 회사와 BTS 멤버간 계약이 이뤄진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 부각됐기 때문으로 풀이되지만, 업계에서는 이사회 결의에 따른 BTS 재계약 방침은 이미 멤버들과의 합의과정을 거친 결과물인 것으로 보고 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하이브 주가는 전일 대비 5.14% 급락했다. 이날 오전에도 2%대 약세로 출발했다.
9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 ‘고금리 장기화’ 우려가 불거지면서 소비업종인 엔터주에 충격이 전해진 영향도 있지만, 하이브가 발표한 보도자료에서 ‘빅히트 뮤직은 이번 이사회 결의를 기반으로 방탄소년단 멤버 전원과 개별적‧순차적으로 계약을 체결한다’는 문구가 투자자들 사이 “아직 멤버들의 동의를 얻지 못한 것 아니냐”는 불안감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업계에서는 하이브 산하 빅히트뮤직이 이사회 결의 과정에서 이미 멤버들과 계약조건에 대한 합의를 완료했다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한 관계자는 “멤버들과 이견이 있는 상태에서 일방적으로 발표했을 경우 팬들은 물론 멤버들의 반발을 사기 십상이다. 하이브 규모의 회사에서 이사회 결의를 공식 발표할 정도라면 군 복무 중인 멤버를 포함, 계약조건에 대한 동의를 이미 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 2013년 6월 데뷔한 방탄소년단은 1년 이상의 계약기간을 남긴 2018년 10월 첫 번째 재계약을 했다. 일반적으로 엔터업계에서 재계약은 계약종료 시점을 바로 앞두고 이뤄지지만, 조기 재계약을 통해 투자자들의 불안을 일찍이 잠재웠다. 이 때 계약만료 시점은 2024년 말까지로 알려졌으며, 하이브는 BTS 멤버 군 제대 이후인 2025년 활동에 대한 재계약을 또다시 일찌감치 발표한 것이다.
증권가에서도 BTS 조기 재계약이 하이브 주가를 끌어올릴 수 있는 호재로 보고 있다. 김혜영 다올투자증권 연구원 “2024년부터 세븐틴의 군입대가 시작되기 때문에, 2025년 하반기 이후 BTS 활동은 하이브의 실적에 안정성을 더하는 요소”라며 “하이브의 미래 실적에 대한 우려가 줄어든 만큼 주가상승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하이브가 BTS 재계약을 조기 발표하자 불똥은 블랙핑크에 대한 재계약이 불투명한 와이지엔터테인먼트로 튀었다. 와이지 주가는 전날 13% 넘게 급락했다.
증권가에는 블랙핑크에 대한 우려보다 트레저의 선전과 베이비몬스터의 성장이 기대된다는 긍정적 전망 일색이지만, 문제는 현재 와이지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0% 이상인 블랙핑크가 빠질 경우 회사 아이돌 포트폴리오에는 트레저와 베이비몬스터만 남는다는 점이다. 실제 장 종료 직전 와이지에서 블랙핑크 멤버 로제를 제외한 제니, 지수, 리사가 이탈한다는 소식이 번지면서 주가는 낙폭을 크게 확대한 바 있다. 회사측은 곧바로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해명했지만, 증권가의 분석과 상관없이 블랙핑크 재계약에 대한 투자자들의 민감도는 분명히 확인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