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주요 국가의 언어 중 영어 사용자가 가장 배우기 어려운 언어는 무엇일까.
최근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영어 사용자가 한국어를 배우는 데 필요한 시간은 88주로, 주요국 언어 중 가장 오랜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체는 미 국무부가 자국 외교관들에게 가르치는 언어를 ‘유창한 수준까지 도달하기 위해 필요한 시간’ 기준으로 ▷24~30주 ▷36주 ▷44주 ▷88주 등 4가지 범주로 분류한 것을 인용해 이 같이 보도했다. 한국어와 함께 배우는 데 88주가 필요한 언어에는 아랍어와 일본어, 중국어, 광둥어가 포함됐다.
반대로 영어 사용자가 유창하게 사용하기까지 최고 24주에서 30주가 소요되는 언어에는 불어와 독일어, 스페인어, 이탈리아어, 덴마크어, 스웨덴어 등 유럽권 언어들이 대거 이름을 올렸다.
이코노미스트는 아시아권 언어들이 가장 배우기 어려운 언어에 속한 배경에 대해 먼저 문자 체계를 꼽았다. 매체는 실제 영어와 같이 라틴 문자를 사용하는 언어들이 비교적 배우기 쉬운 언어에 속해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중국어와 일본어의 경우 문자 암기가 우선돼야 한다는 점이 언어 학습 과정에서 가장 먼저 넘어야할 산이라고 설명했다.
매체는 “중국어의 경우 신문을 읽으려면 약 2000자에 달하는 한자를 먼저 암기해야하는데, 2000자를 외워도 글을 잃을 때마다 낯선 글자들과 마주해야 한다”면서 “일본의 경우 한자를 쓰면서도 발음은 중국어와 달라서 외국인들에게 어렵게 느껴진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매체는 한국어와 아랍어의 경우에는 이 같이 많은 문자를 외워야하는 어려움과는 거리가 있다고 부연했다. 비록 언어 자체를 습득하는 데 오래걸리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문자들이 ‘소리’를 나타낸다는 점이 한자와는 다르다는 설명이다.
매체는 “한글의 자음과 모음은 하나의 소리가 아닌 음절을 나타내며, 따라서 한글 체계는 엄연히 말하면 3단 음절이라고 말할 수 있다”면서 “한국은 단순하고 논리적이기 때문에 널리 인정받고 있다”고 밝혔다.
더불어 매체는 유럽 언어와 달리 아시아권 언어의 경우 뿌리가 다르고, 문화적 배경도 달라 어휘의 유사성이 낮다는 점에서 배움의 진입장벽이 높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중국의 성조와 같이 영어권에는 전혀 존재하지 않는 소리와 발음들도 언어 습득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이코노미스트는 “언어의 전반적인 난이도는 문자 체계와 소리, 어휘, 문법 난이도의 결합으로 볼 수 있다”면서 “진정한 언어적 ‘아이언맨’이 되기 위해서는 광둥어나 한국어를 마스터하기 위해 공부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