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D 1~7월 세계 시장점유율 21% ‘1위’
테슬라·스텔란티스·현대차그룹 등 제쳐
KG·르노 등 한국 기업과 협력 관계 확대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중국이 전기차 시장 태동기에 거대한 내수 시장을 등에 업고 성장했다면, 최근에는 한국·유럽 등 해외 시장으로 영토를 확장하는 모습이다.
7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7월 글로벌 전기차 인도량(PHEV·상용차 포함)에서 중국 업체들의 합산 점유율은 40%에 육박했다.
중국 BYD가 전년 대비 92.7% 성장한 155만4000대를 판매하며 시장 1위를 기록했다. 시장 점유율은 21.1%로 전 세계 업체 중 유일하게 20%를 넘어섰다.
2위는 테슬라로 100만8000대를 판매해 13.7%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 3위는 상하이자동차그룹(SAIC)으로 55만6000대를 판매, 7.5%를 점유했다.
뒤이어 폭스바겐그룹(50만대, 6.8%), 지리자동차(42만8000대, 5.8%), 스텔란티스(33만5000대, 4.5%), 현대차그룹(32만대, 4.3%), GAC(27만8000대, 3.8%), BMW(27만대, 3.7%), 르노-닛산-미쯔비시그룹(25만4000대, 3.4%) 순이었다.
특히 BYD, SAIC, 지리, GAC 등 중국 기업들의 합산 점유율은 38.2%에 달했다. 이 같은 약진은 자국 시장 성장에 따른 것이다. 실제 올해 1~7월 중국에서 인도된 전기차는 433만1000대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40.8% 성장했다. 같은 기간 유럽·북미의 인도량은 각각 169만5000대, 90만5000대에 그쳤다.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시장은 35만9000대 수준이었다.
특히 세계 1위인 BYD의 중국 내 영향력은 막강하다. BYD는 올해 중국 내 전기차 판매량 433만대 중 약 151만대를 담당했다. 3대 중 1대꼴로 BYD 차량인 셈이다. BYD는 배터리 공급과 전기차 제조를 함께하는 수직통합적 구조를 갖췄다. 1~7월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도 중국 CATL에 이어 세계 2위를 기록하며, 16%에 달하는 높은 점유율을 보였다.
BYD, GAC, 지리 등 메이저 업체를 비롯해 리샹, 니오 등 스타트업까지 중국에는 200여 개의 전기차 업체가 활동하고 있다. 다만 중국 업체들은 자국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최근 들어 성장률이 둔화하는 만큼, 해외 시장으로도 눈길을 돌리고 있다. 올해 상반기 중국 내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37.3% 성장하는 데 그쳤다. 2022년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122.4%의 폭발적인 성장률을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BYD는 특히 한국, 유럽을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BYD코리아 법인을 설립하고 ‘실’, ‘돌핀’, ‘아토’ 등 6개 모델의 상표를 국내에 출원했다. 올해 4월에는 GS글로벌을 통해 1t(톤) 전기트럭 ‘T4K’를 출시했다. 8월에는 BYD코리아가 기업 홍보를 위한 대행사를 선정하기도 했다. 전기버스, 전기트럭 등 상용차를 중심으로 국내 시장에서 본격적인 마케팅에 나설 것으로 점쳐진다.
국내 기업과 협력 사례도 늘고 있다. BYD는 KG모빌리티와 2025년 국내에 배터리 패키징 공장을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오는 20일 출시되는 KG모빌리티의 전기차 ‘토레스EVX’에는 BYD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가 탑재된다.
중국 지리는 르노코리아와 손잡고 한국 시장을 공략한다. 지리는 지난해 르노코리아 지분 34%를 인수했다. 르노코리아와 합작한 하이브리드 차량을 내년 하반기에 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달 중 시제품(프로토타입)을 완성하고, 출시 준비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중국 업체들은 자동차 종주국으로 불리는 유럽에서도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다. 최근 개최된 세계 최대 모터쇼 ‘IAA 모빌리티 2023’에서도 존재감이 두드러졌다. IAA에 참가한 중국 업체 수는 2년 전보다 2배 이상으로 늘어 독일 업체 수에 맞먹었다. BYD의 전시 공간은 메르세데스-벤츠보다 2배 이상 컸다.
이 자리에서 BYD는 ‘아토3’와 ‘한’, ‘탕’, ‘돌핀과 실’, 실의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버전 등 6개 전기차 모델을 선보였다.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 샤오펑은 고가 모델 ‘P7’, ‘P9’을 내세워 유럽 시장 공략에 나섰다. SAIC 소유의 MG는 콤팩트 스포츠카인 ‘MG4 X파워’와 SUV인 ‘마벨R’, 로드스터인 ‘사이버스터’ 등 3개 순수전기차 모델을 선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