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 김상수 기자]“고양이 아파서 동물병원에 갔더니, 하루 입원비만 50만원?”
전국 1000여개의 동물병원 진료비가 공개됐다. 수의사 2명 이상 동물병원 1008개소의 주요 진료비 통계 정보다.
반려동물 인구가 1500만명에 육박하면서 동물병원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문제는 병원마다 치료비가 천차만별인데다, 비용도 비싸 “병원 문턱만 가도 10만원이 깨진다”는 말까지 유행할 정도.
이번 통계 자료를 통해 이 같은 논란이 실제 증명됐다. 비싼 것도 문제이지만, 지역마다 병원마다 천차만별인 점도 심각한 수준이다.
입원비의 경우, 고양이는 최고 50만원에 이르렀다. 대형견은 35만5000원, 중형견은 25만원, 소형견은 30만원으로 집계됐다. 치료비나 수술비를 제외하고, 입원비만으로 50만원이 필요한 셈이다.
국내 최고 수준의 대학병원 입원비와 비교해보면 어떨까. 1인실 등 상급병실은 건강보험 적용이 안 되는 비급여진료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비급여 진료정보에 따르면, 서울대병원의 1인실은 45만7000원, 연세대세브란스병원 1인실은 46만2000원, 서울아산병원 1인실은 46만3000원이다. 이들 1인실보다 고양이의 최고가 입원비가 더 비싸다.
평균비용으로 봐도 대학병원보다 동물병원이 비쌌다. 동물병원 입원비의 전국 평균치가 고양이는 7만2000원, 대형견은 5만2000원, 중형견은 6만원, 소형견은 5만2000원이었다.
통상 대학병원에서 가장 많이 입원하는 게 4~6인실. 병원마다 격차가 있지만, 7만~12만원 수준이다. 건강보험을 적용받아 실부담금은 1만~3만원대 수준이다.
최고 수준이 아닌 일반적인 수준의 입원비를 비교해도 동물병원이 대학병원보다 비싼 셈이다.
비싼 것도 문제이지만, 더 심각한 건 편차다. 고양이의 경우, 최저 입원비(1만원)와 최고 입원비(50만원)가 50배까지 차이 났다. 대형·중형·소형견 역시 최저 1만원대에서 최고 30만원대에 이르렀다. 이는 최저가와 최고가의 극단적인 비교이지만, 그만큼 지역·병원마다 비용 차가 심각한 수준이란 방증이다.
고양이를 키우고 있는 김모 씨는 “워낙 병원마다 진료비 차이가 크다보니 어느 병원을 가야할지 지역 커뮤니티 등에 의존해야 한다”며 “예방접종 같은 간단한 주사마저 병원마다 비용 차가 크다”고 토로했다.
농림축산식품부 측은 이 같은 편차와 관련, “동물병원별로 규모, 사용 약품, 개별 진료에 대한 전문성 등을 고려해 진료비용을 정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냉정히 말하자면, 병원 각자 마음대로 정하기 때문이란 뜻이다.
이번 공개를 통해 동물병원 진료비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김세진 농식품부 반려산업동물의료팀장은 “동물병원 진료비 현황 정보가 공개됨으로써 반려인이 진료비 현황을 참고해 합리적으로 병원을 선택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