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삼성전자 주당 7만1100원에 20주 팔아서 2만2000원 벌었습니다. 커피값 벌고 갑니다.” (온라인 주식거래앱 삼성전자 커뮤니티)
최근 에코프로·포스코 그룹주 등 2차전지 관련주가 급등을 거듭하던 가운데 주가 상승은 커녕 ‘6만전자’ 수준까지 오르내리기를 반복하고 있던 삼성전자에 대해 개인 투자자들이 대거 순매도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반도체주에 대해 연이어 장밋빛 전망을 내놓으며 목표주가를 올려잡고 있지만,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에 하나둘 떠나가는 모양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초 이후 이날까지 개인투자자 순매도 종목 1위에 삼성전자가 올랐다. 코스피·코스닥 시장 통틀어 1위다. 이 기간 개인들은 총 10조7901억원 규모의 삼성전자 주식을 순매도한 것이다.
2차전지 주가 상승 바람이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 등 에코프로 그룹 형제주를 넘어서 포스코홀딩스, 포스코퓨처엠, 포스코인터내셔널 등 포스코 그룹주와 금양, 엘앤에프 등 주요 2차전지 소재주로 옮겨 붙은 7월에도 ‘삼전 개미’들의 팔자세는 두드러졌다. 지난달 3일부터 지난달 31일까지 개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 주식 5492억원어치를 팔았다.
특징적인 점은 개인 투자자들이 삼성전자 주가가 소폭 하락한 날 ‘저가 매수’에 나서고, 상승세를 탄 날 매도에 나서는 ‘단타(단기 투자)’ 형태의 투자 모습도 나타났다는 점이다. 최근 1주일 간 삼성전자 주가가 전 거래일 대비 하락 추세를 보인 날 개인 투자자의 순매수세가 두드러지고, 주가가 상승세를 탄 날 순매도에 나선 것이다.
지난달 25,26,28,31일 개인 투자자는 각각 33억원, 416억원, 1285억원, 1431억원 규모의 삼성전자 주식을 순매수세했다. 이 날 삼성전자 주가는 각각 전 거래일 대비 0.57%, 0.29%, 1.53%, 1.13%씩 하락했다 반면, 개인 투자자가 2911억원, 2083억원 규모의 순매도세를 보였던 지난달 27일과 8월 1일엔 삼성전자 주가가 각각 2.72%, 1.86%씩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에 투자한 개인 투자자들은 일반적으로 주식을 오래 들고 있는 성향을 보인다”면서도 “최근 2개월 넘게 주가가 7만원 초반대에서 머물고 있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상당수 개인 투자자들이 단타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에 대한 증권가 전망은 여전히 밝기만 하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의 3분기 매출액은 전 분기 대비 12.6% 증가한 67조5600억원으로 예상된다. 전 사업부 매출액이 2분기 대비 증가할 것”이라며 “3분기 영업이익 역시 반도체 부문의 영업적자 규모가 감소하고, 디스플레이 부문에서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개선되면서 1조6400억원에 이를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 연구원은 “최근 경쟁사들의 보수적인 투자와 동사의 감산 발표로 업황 바닥에 대한 인식이 확산 중”이라며 “D램 가격 반등은 기대하기 어렵지만 3분기부터 낙폭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되며, 인공지능(AI) 관련 고대역폭메모리(HBM)제품 비중에 따른 평균판매가격(ASP) 상승 반전이 가능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김 연구원은 ‘매수(BUY)’ 의견과 함께 목표주가를 9만원으로 유지했다.
한편,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의 삼성전자에 대한 목표주가 컨센서스는 9만1190원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