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 주가가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증시에서 2차전지 관련주(株)의 강세도 두드러진 모양새다.
특히 연초 급등세를 보인 이후 증권가를 중심으로 제기된 ‘과열’ 지적에 강한 조정세를 보였던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 등 에코프로그룹주도 완만한 우상향 곡선 위에 다시 올라탄 분위기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42분 현재 코스닥시장에서 에코프로비엠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2.33% 오른 26만3500원에 거래 중이다. 에코프로 주가도 전거래일보다 4.95% 상승한 59만4000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날 에코프로 그룹주의 강세는 글로벌 전기차 1위 기업 테슬라 주가가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며 급등세를 이어간 덕분으로 해석된다.
6일(현지시간) 미 뉴욕증시(NYSE)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1.70% 오른 221.3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25일 이후 8거래일 연속 기록한 상승세 덕분에 테슬라 주가는 이 기간에만 19.97%가 올랐다. 테슬라 주가가 220달러 선 위로 올라간 것은 지난해 11월 1일(227.82달러) 이후 7개월 만이다.
최근 테슬라 주가는 중국발(發) 호재를 바탕으로 우상향 곡선을 그려왔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중국을 방문해 중국 정부·기업 핵심 관계자들을 잇달아 만나 투자 확대에 대해 논의하고, 상하이(上海) 기가팩토리를 방문해 모델3 개량형 모델 출시작업을 직접 점검했다는 소식 등이 주가엔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세계 최대 전기차시장으로 떠오른 중국에서 판매가 호조를 보인 것도 주가 상승세에 탄력을 붙였다.
테슬라 주가의 흐름에 맞춰 에코프로그룹주의 반등세 역시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 주가는 올해 최고점 대비 5월 초까지 각각 25%, 32.25% 하락했다. 하지만 최근 한 달간 주가는 최저점 대비 현재 시점까지 각각 18.69%, 14.01% 올랐다. 급격한 조정세 후 빠른 속도로 주가가 반등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의 의견은 첨예하게 갈리고 있다. 최근 1개월 사이 에코프로비엠 종목 보고서를 낸 8개 증권사 가운데 5곳은 ‘매수’를 추천했다. 이 중 4곳은 목표주가로 30만원 이상을 제시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목표주가를 31만원으로 제시했다. 이 증권사 안회수 연구원은 “하반기로 갈수록 에코프로비엠의 출하량이 늘어날 것”이라며 “올해 포드가 전기차 F-150 라이트닝의 생산능력을 두 배로 늘릴 계획이기에 포드 협력사 SK온으로 출하하는 물량이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메탈 가격이 내려가고 있어 평균판매가격(ASP)도 하락할 것”이라면서도 “출하량이 늘어 이익률을 방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매수를 권한 전문가들은 그룹사 내에서 수산화리튬을 조달하는 점을 호평했다. 수산화리튬은 2차전지 양극재의 핵심 원료다. 에코프로그룹의 에코프로이노베이션은 탄산리튬을 수산화리튬으로 전환해 에코프로비엠에 공급하고 있다. 김철중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시장 우려에 비해 실적은 꾸준히 성장할 것”이라며 “그룹사 내에서 안정적인 가격으로 원재료를 수급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 지난달 3곳의 증권사는 에코프로비엠에 ‘중립’ 또는 ‘매도’ 의견을 제시했다. ‘매도’ 의견을 낸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에코프로비엠의 목표주가를 20만원으로 잡았다. 한 연구원은 “2030년에 근접할수록 전기차와 배터리시장 성장률은 10%대로 낮아질 것”이라며 “20만원 이상의 주가는 고평가”라고 했다.
에코프로비엠의 주가가 오르려면 새로운 장기 공급계약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편 이날 2차전지 관련주는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코스피시장에서 ‘시총 2위’ LG에너지솔루션이 전거래일보다 1.18% 오른 가운데 LG화학(2.63%), 삼성SDI(2.09%), 포스코퓨처엠(0.26%), 금양(0.59%) 등도 오름세를 보였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엘앤에프(3.77%), 천보(0.75%) 등 2차전지 소재주의 주가가 상승세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