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반포주공 1단지 1·2·4주구 재건축 단지에 방공호 설치
1주구와 2주구 사이 차도 아래 지하 3·4층에 조성
화장실·샤워시설·생필품 저장고 등 만들어
필요 따라 화학전 대비 외부공기 차단시설도 포함
[헤럴드경제=서영상 기자]지난달 31일 새벽 발송된 ‘경계경보 오발령’ 재난문자로 ‘대피소’ 존재여부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높은 가운데 한 강남 대규모 재건축 사업지에서 일명 지하 벙커 또는 방공호라 불리는 대피시설을 단지내에 조성할 계획이어서 주목받는다.
3일 정비업계와 현대건설에 따르면 서초구 반포주공 1단지 1·2·4주구를 재건축해 조성되는 반포디에이치클래스트는 아파트 단지안에 지하대피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다. 2017년 시공사 선정 당시 현대건설은 입찰 제안서에 ‘비상대피시설 계획’을 담았고 이를 실제 시공에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당시 제안서에 따르면 벙커는 전쟁시에 피난할 수 있는 정부 비상 대피시설에 준하는 구조로 만들어질 계획이다. 이를 위해 벽을 콘크리트 두께 1.1미터 이상으로 짓기로 했다.
대피시설의 위치는 현재 4차선 도로가 있는 1주구와 2주구 사이 차도 아래 조성된다. 디에이치클래스트가 같은 아파트 단지지만 일반 차도로 나뉘어진 만큼 차도 아래 지하 3층과 4층에 긴급상황에 쓰일 수 있는 왕복2차선(길이 45m·도로폭 10m)연결통로를 조성하는데, 이중 일부를 일명 방공호로 사용하겠다는 것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정비사업 후 인근 교통량이 증가할 것을 대비해 특별한 긴급발생 상황 때 이용할 수 있는 지하 도로를 조성 예정중에 있다”면서 “그중 일부 공간을 활용해 만약 발생할 수 있는 전시 등에 대피할 수 있는 장소로 활용할 예정이다”고 했다.
대피시설에는 남녀 구분해 화장실과 샤워시설도 마련될 예정이다. 또 장기전에 대비할 수 있게 생필품 저장고 또한 만들어진다. 향후 필요하다고 판단될 때는 화학전 또는 핵공격시 외부와의 공기를 차단하기 위한 장치도 구상중이라고 시공사 관계자는 설명했다.
과거 2017년 당시 해당 수주 제안서는 각 대형건설사 정비영업팀에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다른 건설사 설계팀 관계자는 “당시 이를 착용해 다른 강남 하이앤드 아파트 단지들에서도 수주 때 비상대피시설을 제안한 바 있지만 공사비 문제 등으로 실제 적용여부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면서 “북한과의 안보 긴장감이 지속되면 다른 재건축 단지들에 만들어지는 것도 불가능한 얘기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사업성과 공간확보가 관건인 만큼 강남 대규모 단지가 아니고서는 만드는게 힘들 수는 있다”고 설명했다.
강남권 재건축 최대어로 꼽히는 서초구 반포동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는 24만8611㎡ 부지에 지하 5층~지상 최고 35층, 55개 동, 전용면적 59~212㎡ 5002가구와 부대복리시설로 조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