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쇼핑 갔다가…美 텍사스 총격 비극, 30대 한인교포 부부·자녀도 희생
지난 6일(현지시간) 미 텍사스주 댈러스 교외 앨런 프리미엄 아울렛에서 총기 난사 사건 발생 후 쇼핑객들이 경찰 지휘 하에 아울렛을 떠나고 있다. 이날 총격 사건 희생자 중 30대 한국계 부부와 3세 자녀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교외 쇼핑몰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 희생자 가운데 한인교포 일가족 3명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7일 주휴스턴총영사관 댈러스출장소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 36분께 댈러스 교외 앨런 프리미엄 아울렛에서 30대 한국계 부부 조모씨와 강모씨, 이들의 3세 아이가 총격에 맞아 숨졌다. 부부의 다른 자녀인 5세 아이는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진 후 현재까지 치료를 받고 있다.

이들은 모두 댈러스에 거주하고 있는 미국 국적자로, 주말을 맞아 쇼핑을 나섰다가 참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한인 매체는 이 부부가 모두 전문직 종사자이며, 지역사회에서 좋은 평판을 받았다고 전했다.

미국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6일 앨런 프리미엄 아울렛 앞 주차장에서 한 남성이 차에서 내리자마자 총기를 난사해 모두 8명이 숨지고 최소 7명이 다쳤다. 총격범은 현장에서 경찰의 총에 맞아 사살됐다.

범인은 33세 남성 마우리시오 가르시아로 밝혔으며, 경찰은 현재까지는 단독 범행으로 보고 있다.

아직 범행 동기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범인이 극우주의와 인종주의에 경도된 상태였다는 정황이 점차 드러나고 있어, 이번 사건이 극단적인 인종주의자가 저지른 혐오·증오 범죄를 저질렀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CNN은 수사에 정통한 고위 경찰 소식통을 인용해 그가 소셜미디어상에서 극우 극단주의와 관련해 활동한 사실이 있다고 보도했다. AP통신은 수사 당국이 그가 소셜미디어에서 백인 우월주의자와 신나치주의자의 견해에 관심을 표명한 게시물들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고, NBC방송은 수사관들이 그가 사용한 것으로 파악한 소셜미디어 계정에서 인종주의와 관련된 수백 개의 게시물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또한 사망한 범인 옷에는 ‘RWDS’라고 적힌 휘장이 달려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Right Wing Death Squad(우익특공대)의 준말로, 극우자들이 즐겨 사용하는 문구로 알려져있다.

외신들은 사건이 발생한 지역의 인종 구성에도 주목했다. AP에 따르면 앨런이 속해있는 댈러스-포트워스 대도시 권역은 근래 미국 주요 대도시 중 아시아계의 증가율이 가장 높은 곳으로, 앨런의 전체 인구 10만5000명 중 아시아계는 약 19%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