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한 안보실장 전격 사퇴…尹, 후임에 조태용 주미대사 내정
2023년 재외 공관장 회의 참석차 귀국한 조태용 주 미국대사가 28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국무총리 주최 오찬 간담회에 참석해 공관장들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의 사의를 고심 끝에 수용하기로 했다. 후임 안보실장에는 조태용 주미대사를 내정했다.

김은혜 홍보수석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후임 안보실장으로 내정된 조 대사는 제21대 국회의원으로 여의도에 입성했다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초대 주미대사에 발탁됐다.

‘미국통’으로 꼽히는 조 대사는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 후 외무고시 14회로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외교부에서 북미국장과 북핵단장, 의전장과 호주 대사를 거쳐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역임했다. 이어 청와대 안보실 1차장, 외교부 1차관 등을 거친 정통 외교관 출신이다.

내달 말 윤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 및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는 만큼, 업무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곧바로 후임자를 내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주미대사 후임자를 신속하게 선정해서 미국 백악관에 아그레망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김성한 안보실장 전격 사퇴…尹, 후임에 조태용 주미대사 내정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이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오는 29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제2차 민주주의 정상회의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

앞서 이날 오후 김성한 실장은 언론 공지를 통해 “저는 오늘 부로 국가안보실장 직에서 물러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1년 전 대통령님으로부터 보직을 제안 받았을 때 한미동맹을 복원하고 한일관계를 개선하며 한미일 안보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토대를 마련한 후 다시 학교로 돌아가겠다고 말씀드렸다”며 “이제 그러한 여건이 어느 정도 충족됐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 실장은 “향후 예정된 대통령님의 미국 국빈 방문 준비도 잘 진행되고 있어서 새로운 후임자가 오더라도 차질없이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저로 인한 논란이 더 이상 외교와 국정운영에 부담이 되지 않았으면 한다”며 “앞으로 대학에 복귀한 이후에도 윤석열 정부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실장의 사퇴는 김일범 의전비서관, 이문희 외교비서관의 사퇴에 이은 것이다. 내달 말 한미 정상회담, 오는 5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등 굵직한 정상외교 일정이 예고된 상황에서 이례적인 외교안보라인 교체라는 평가다.

외교안보라인 전격 교체의 기저에는 내달 말로 예정된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 일정 조율 과정에서의 실책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측이 제안한 윤 대통령 부부와 바이든 대통령 부부와의 문화 행사가 제때 보고되지 않으면서 이에 대한 책임을 물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전날까지만 해도 김 실장 교체설이 불거진데 대해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한 것과 관련해 “대통령실 차원에서 안보실장 교체를 검토한 바는 없다”며 “김 실장이 외교와 국정운영에 부담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을 여러차례 피력했고, 대통령도 만류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국빈방문을 앞두고 외교안보 수장이 교체되는 것에 대한 우려에는 “(조 대사가) 재외공관장 회의로 한국에 있으니까 신임 실장이 바로 인수인계 작업을 거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