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광장] ‘마스크 해제’와 새 학기의 시작

코로나19로 움츠러들었던 각종 활동이 재개되고 있다. 아이들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학교 역시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됐다. 4년 만에 서로 얼굴을 마주보는 새 학기도 시작됐다.

질병관리청은 지난해 4월 발표한 ‘2021년 청소년건강 행태조사’를 통해 코로나19 시대 우리나라 청소년의 건강관리 행태를 공개한 바 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아이들의 구강위생에는 적신호가 켜진 상태다. 어른은 마스크 착용 후 구강위생에 더 관심을 보였지만 아동·청소년은 그 반대였다. 특히 학교에서 점심식사 후 칫솔질 실천율은 2019년 38.5%에서 2021년 22.6%로 급격히 감소했다. 마스크로 인해 구강위생을 실천하기 어려운 학교 환경이 실천율 감소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마스크 해제와 함께 새 학기를 막 시작한 지금이야말로 아동·청소년 구강건강관리에 다시 관심을 둬야 할 때가 아닌가 한다. 아이들이 교실에서 환한 미소로 친구들과 생활할 수 있도록 치아관리를 위한 6가지 원칙을 꼭 기억해두는 것이 좋겠다.

우선, 올바른 칫솔질을 강조하고 싶다. 칫솔질이 치아관리의 기본이라는 것은 누구나 안다. 문제는 처음 닦기 시작한 부분을 위주로, 같은 부분만 반복해 닦는 아이들이 많다는 점이다. 구획을 나눠 칫솔이 그냥 지나가는 부분이 없도록 해야 한다. 특히 치아와 잇몸이 만나는 부분, 어금니 측면에서 후면으로 이어지는 부분을 닦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기억하자. 점심식사와 간식 이후 반드시 칫솔질을 해야 한다. 음식물, 특히 당류를 섭취하면 구강 내 산도 변화가 급격히 이뤄진다. 초반 3~15분 사이 급속히 산성화가 진행됐다가 다시 정상으로 돌아오는데 충치가 진행되기 좋은 시기다. 이때 적절한 칫솔질을 하면 충치 발생을 크게 줄여줄 수 있다.

간식 횟수를 줄이는 것도 중요한 요소다. 한 번에 많은 양의 당류를 먹는 것보다 여러 번 나눠 먹는 것이 충치 위험도를 더 높인다. 자기 전에는 다시 칫솔질을 해야 한다. 식사 후 칫솔질을 했더라도 자기 전까지 2시간 이상 지났다면 가벼운 칫솔질 후 취침을 권한다. 영구치가 자라는 중이라면 새로 자라는 치아의 씹는 면을 더 신경 써야 한다. 진료실에서 새로 자라는 치아에 충치가 있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는데 초기 영구치는 다른 치아에 가려 씹는 면에 칫솔이 닿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여러 각도로 기울여 칫솔질을 하거나 해당 치아만 따로 닦아주는 것이 필요하다.

정기적인 구강검진도 필수다. 영유아와 초등학생은 정해진 구강 검진시기(18∼29개월·30∼41개월·42∼53개월·54∼65개월과 학년별 학생검진)에 검진을 받으면 초기 충치 발견과 예방 진료가 가능하다. 불소 도포나 치아구멍 메우기 같은 적절한 예방 진료는 영구치를 초기 충치로부터 보호할 수 있고 치아의 수명을 늘리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된다.

우리나라의 12세 아동 충치 경험은 점차 감소 추세다. 그러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1.2개)과 비교하면 최하위 수준(1.84개)으로,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 본격적인 ‘백세 시대’를 맞을 우리 아이들이 건강한 치아로 맛있게 먹는 행복을 100세까지 잘 향유할 수 있도록 가족 모두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감세훈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 치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