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복지 프리미엄 상품 판매 증가
치솟는 물가에도 오히려 웃음짓는 품목이 있다. 바로 케이지(닭장) 밖에서 키운 닭이 낳은 달걀이 인기를 끌고 있다. 고물가에 가격 변별력이 약화되면서 품질과 개인의 신념에 기댄 ‘가치 소비’ 성향이 더욱 두드러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친환경 유기농 전문 브랜드 초록마을에 따르면 2월 1일부터 24일까지 자유방목 달걀의 판매량이 전년 대비 75% 늘었다. 초록마을이 파는 자유방목 달걀은 케이지에서 자란(공장식 사육) 닭이 낳은 달걀과는 다르다. 자유방목 달걀은 난각번호 1번(자유방목)과 2번(평사 사육)으로 표기된 상품이다. 이 중 닭이 야외에서 자유롭게 자라며 낳은 1번 상품인 자유방목 달걀은 전체 초록마을 판매 달걀의 44%를 차지했다.
이마트에서 판매되는 동물복지 달걀 중 자유방목 달걀(사육 환경번호 1번)의 경우 1월 매출이 전년 동기 113%, 판매량은 35% 증가했다. 평사 달걀(사육 환경번호 2번) 역시 매출이 지난해 대비 47%, 판매량은 59% 증가했다. 이마트는 동물복지 소비 트렌드 증가에 따라 추가 농장을 확보하고 기존 1개였던 자유방목 상품을 현재 2개로 확대 운영하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평소 일반 달걀과 동물복지 달걀의 가격은 2배 정도 차이가 나지만 고물가 시기에는 그 차이가 감소하기 때문에 동물복지 같은 프리미엄 상품 판매도 증가한 걸로 보고 있다”며 “지속적으로 판매량이 증가할 걸로 예상된다”고 했다.
이런 소비 성향은 설문조사에서도 나타난다. 한국축산데이터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자사 축산물 마켓 굴리점퍼 이용자 51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67.6%가 ‘동물복지 축산물을 선호한다’고 응답했다. 응답자의 60%는 ‘일반 축산물 대신 동물복지 축산물 구입에 더 많은 비용을 쓰겠다’고 답했다. 업계 관계자는 “물가가 안정되면 가치 소비가 더욱 활성화돼 가격보다는 품질, 공생 가치, 희소성이 곧 제품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량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