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보험사 등 집계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국가’
이주하기 좋은 국가 1위는 아일랜드
투자·사업 환경 등은 중동이 상위권…한국 26위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노트북을 두고 화장실을 다녀와도 괜찮다니...”
카페나 지하철에서 노트북이나 휴대폰을 방치한 후 주변 사람들의 반응을 살펴보는 실험을 진행하고, 이후 주인없는 물건을 함부로 건드리지 않는 한국인들의 모습에 감탄을 연발하는 외국인 크리에이터들의 영상들이 종종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한 크리에이터는 한국의 안전한 치안에 대해 “카페에서 노트북을 훔치지 않는 것은 한국의 ‘국룰’”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이처럼 한국의 치안과 높은 국민성을 자랑하는 다양한 콘텐츠의 확산에도 불구하고, 정작 한국은 각종 기관이 집계한 ‘안전한 국가’ 순위에서 매번 제외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히 치안 뿐만이 아니라 자연 재해나 코로나19 등 공공보건과 관련한 위험에 대한 ‘안전’을 논할 때도 마찬가지다.
최근 CNBC는 “여행하기 안전한 국가는 ‘안전’을 어떻게 정의하기에 따라 다르다”면서 다양한 ‘안전한 국가’, ‘안전한 도시’ 순위를 소개했다.가장 먼저 영국 보험사인 윌리엄 러셀의 조사에 따르면 많은 사람들은 대만의 타이페이를 안전한 도시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의 도쿄, 체코 프라하, 덴마크 코펜하겐, 싱가포르 등이 그 뒤를 이었다.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것은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였다. 한국은 상위 20권 내에도 진입하지 못했다.
이와 함께 윌리엄 러셀은 지난해 말 범죄율과 사업환경 등을 모두 종합해 ‘2023년 해외 이주 시 선택가능한 안전한 국가’ 순위도 소개했다. 1위는 아이슬란드, 2위는 뉴질랜드가 차지했다. 아시아에서는 일본이 10위를 차지하며 순위권에 들었고, 말레이시아가 18위, 부탄이 19위에 올랐다.
회사 측은 “2022년에 세계 평화 수준이 평균 0.3% 약화됐다”면서 “사회 안전 수준과 국내 분쟁 정도, 군사화 수준 등을 모두 포함하는 순위”라고 소개했다.
또한 지난 12월 시장 조사기업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이 선정한 ‘건강과 안전’을 위한 ’2022 100대 도시 목적지 지수’ 1위에는 아랍에미리트의 샤르자가 선정됐다. 그 밖에 상위권에도 중동 도시들이 대거 선정됐는데, 2위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3위는 카타르 도하, 4위는 아랍에미리트의 두바이, 5위는 싱가포르였다. 서울은 26위에 올라 상위 30위 안에 포함됐다.
유로모니터는 보고서에서 “디지털화와 기술 발전, 지속 가능성을 위한 개발이 증가하는 가운데 투자 잠재력과 관광 인프라 등을 바탕으로 비즈니스 활동의 상위 도시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의료 전문가와 서비스의 질, 응급 서비스 접근성 등을 바탕하는 ‘의료 위험’과 관련해서는 한국이 ‘안전한 국가’ 중 하나로 꼽혔다.
인터내셔널 SOS의 위험지역 지도에 따르면 한국을 비롯해 일본, 싱가포르, 아랍에미리트, 터키와 서유럽 등이 의료 위협이 낮은 나라로 분류됐다. 예멘과 시리아,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북한 등은 의료 위험이 매우 높은 나라로 분류됐다.
인터내셔널 SOS 측은 이들 나라에 대해 “(의료 시스템이) 거의 존재하지 않거나 심하게 과중한 의료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